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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의장은 “DJ 통 큰 정치가 그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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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오른쪽)가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우윤근 의원의 『한국 민주주의 4.0: 소통, 신뢰 그리고 사회적 자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박희태 의장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와 관련, “내가 더 중재 노력을 할 수 있는 수단도 없고 방법도 없다. 아무것도 없고 내가 가진 화살을 다 쏘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민주당이 대통령의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재협상 제안을 거부했는데 의장도 이제 다른 쪽(직권상정)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생각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이 입장을 바꾸는) 최후의 일각까지 기다리겠다. (그러나) 오래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방법(직권상정)을 어떤 의장이 선호하겠느냐”며 “그러나 그게 좋아서 그 길로 간 사람이 없고,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다 있었겠죠”라는 말도 했다.

 박 의장 측 한 관계자는 “박 의장이 사실상 직권상정을 결심한 것”이라며 “남은 것은 시기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민주당의 입장을 살핀 뒤 조만간 박 의장에게 비준안 직권상정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장은 이날 FTA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 “제발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통 큰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후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국익을 고려해 청와대를 방문, 중간평가를 포기토록 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박 의장은 “김대중 선생이 그립다. 계시면 뛰어가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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