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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BT 강점 미국, 중국·유럽보다 그나마 전망 밝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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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루비니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미국·유럽·중국 가운데 어느 쪽의 미래가 그나마 밝을까. 답은 미국이라고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와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이 내다봤다. 가장 장래가 불투명한 곳은 유럽이다. 이들은 12일자(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의 강점은 첨단기술에 있다. 신재생에너지에서부터 나노기술을 이용한 의료기기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첨단기술에서 미국은 유럽과 중국에 앞서 있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이런 기술이 미국의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 노릇을 할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인구통계학적으로도 미국은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 불법 이민을 둘러싼 논란은 있지만 미국의 인구는 현재 3억1000만 명에서 이번 세기 중반까지는 4억20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50년 15~64세 노동가능인구도 미국에선 2000년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달리 중국은 같은 기간 노동가능인구가 10%가 줄고 유럽은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은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반이민 정서가 확산해 필요한 노동인력을 조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1가구1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노동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게다가 2030년까지는 중국 인구 중 2억5000만 명 이상이 65세가 넘게 된다. 이는 연금과 의료보험 같은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미국이 처한 가장 큰 도전은 재정건전성 회복이다. 현재는 여야의 대립으로 재정적자 감축에 진전이 별로 없는 상태다. 그러나 내년 선거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재정개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선거가 끝나고 나면 여론의 눈치를 덜 봐도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앞으로도 전망이 어둡다. 땜질식 처방으론 유럽 재정위기를 수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 체급이 천차만별인 17개국이 유로라는 단일통화를 쓰면서 재정정책을 독립적으로 집행하는 한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국도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선 내수 확대와 민간 기업 육성에 나서야 하지만 지금은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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