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명 달인 연기 … “더 보여드릴 게 없네요”

중앙일보

입력 2011.11.10 02:35

업데이트 2011.11.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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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일 ‘개그콘서트’에서 김병만은 마지막으로 ‘외발자전거의 달인’을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만났을 때 “틈틈이 연습 중”이라며 포즈를 취했던 때로부터 1년 만이다. 끈기로 감동을 안긴 ‘달인’답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달인 김병만 선생’이 TV에서 사라진다. 찰리 채플린을 닮은 콧수염을 한 채 ‘16년 동안’ 아무런 맛도 못 느끼거나(설태 선생), 한 자세로만 살아오거나(죽돌 선생),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해온(부킹 선생) 김병만(36)씨의 코믹 캐릭터다. 3년11개월간 KBS2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로 사랑받아온 ‘달인’은 13일 밤 ‘외발자전거의 달인’을 끝으로 막 내린다. 9일 ‘달인’의 마지막 녹화를 준비 중인 김씨를 전화로 만났다. 혹독한 단련과 놀라운 성실성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해 왔던 그다.

 “정강이며 팔꿈치며 몸뚱이에서 안 쓴 부위가 없어요. 계룡산에서 10년 수양해 공중부양 하지 않는 한 더는 보여드릴 게 없어서요. 박수 칠 때 떠난다고 ‘개콘’ 후배들 코너도 자리 잡은 지금이 적당한 때 같아요.”

 2007년 12월 시작한 ‘달인’은 김병만·노우진·류담의 능청스러운 ‘3인조 몸 개그’로 인기를 끌었다. 김씨에 따르면 “몸을 가만 놔두지 않는 성격 탓에 이것저것 실험해 본 게 개그로 연결된” 코너다. 순간의 웃음을 위해 물구나무·덤블링·외줄타기 등에 몸 사리지 않고 도전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달인’이 250여 명.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손발에 두툼한 굳은살이 배이게 노력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지난 8월 출간한 자전 에세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실크로드)는 석 달 만에 11만3000여 부 팔렸다.

 “실은 1년여 전부터 힘에 부쳤는데, 여러분이 ‘달인, 달인’ 하면서 격려해주셔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박수 받는 것은 감사하지만 전 코미디언이니까 다른 웃음거리를 마련해야죠. 저만의 색깔로 버라이어티쇼도 하고 싶고.”

 김씨는 최근엔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밀림 속에서 야생 탐험을 하는 ‘정글의 법칙’(SBS)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달인’답게 새총으로 독뱀을 생포하고 칼로 물고기 30여 마리를 잡기도 했다. 요즘엔 ‘달인’ 일본 소극장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연말 SBS 크리스마스 특집드라마에선 생애 첫 주연으로도 나온다. “말로 떠드는 것보다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체질인 것 같아요. ‘달인’을 그만하는 아쉬움보다 새로운 데 도전하는 설렘이 더 커요. ‘개콘’에선 새해 새로운 코너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강혜란 기자

▶ 김병만의 ‘달인’들 16년 동안 …

■ 비눗방울을 연구해 온 ‘세탁 김병만’
비눗방울로 수제비를 뜨고, 탁구를 침

■ 물 속에서 잠수 생활해온 ‘전복 김병만’
수족관 안에서 컵라면·콜라 등 먹어

■ 외줄타기만 해온 ‘낙상 김병만’
외줄을 타며 부채춤과 앞뒤구르기 점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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