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78년 처음 부임 땐 지금의 한국 모습 상상도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5면

“1978년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현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경제 규모와 민주주의 수준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었죠.”

 22일 한국을 떠나는 마틴 유든(Martin Uden·사진) 주한 영국대사는 2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주한 외교사절 중 대표적 한국통인 그는 “한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며 “지난 34년간 외교관 생활 중 가장 인상적인 기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든 대사는 모두 3차례 10년가량을 한국에서 근무했다. 그의 마지막 업무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1 런던 사이버공간회의(The London Conference on Cyberspace)’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는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의 적극 참여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런던에서 사이버공간회의가 열렸는데.

 “한국 등 60여 개 국이 참가했다. 사이버 보안 강화와 사이버 범죄 예방 등에 관해 심도있게 토론했다. 참가국들은 IT의 발달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적절한 질서와 규범이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국을 떠나는 감회는.

 “한국은 중국·일본과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서방에선 한국을 중국과 유사하게 생각하지만 명확히 다른 특징이 있다. 특히 한글은 정말 배우기 쉬운 훌륭한 문자다.”

 -향후 계획은.

 “일단 영국으로 돌아간다. 외교부 본부에서 일할지 다른 나라로 파견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동북아 연구는 계속할 것이다.”

 -양국 간 협력강화를 위해서는.

 “녹색성장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양국은 환경적으로 유사점이 많다. 영국은 섬나라이며 한국은 삼면이 바다다. 풍력과 조력 등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이 보유한 우수한 건설·조선기술을 활용해 바다 위에 원유시추선 형태의 풍력발전소 등을 설치하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최익재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