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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55조 통일재원 방안 연내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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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류우익(사진) 통일부 장관이 이르면 올해 안에 55조원 규모의 통일재원 조성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류 장관은 서울 정부 중앙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통일재원을 조성하는 데 국내외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기부금을 낼 수 있으며, 정부도 남북협력기금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외국인들도 기부할 수 있으나 외국 정부에 기부를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통일재원 마련방안에 대해 “정부 내에서는 거의 합의에 도달해 가고 있으며 국회에서 올해 안에 관련법을 통과시켜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했던 통일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류 장관이 언급한 통일재원 규모는 지난 8월 통일연구원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통일부 측은 설명했다. 당시 연구원은 “20년 후 통일을 전제로 할 때 최소 55조원에서 최대 249조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인터뷰에서 최대 규모를 269조원까지 언급했으며, 이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이다.

 그는 향후 대북 정책과 관련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방법론적 유연성’을 재확인하면서도 단시일 내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남북한 두 정상 간 회담은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통해) 손에 잡힐 만한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김일성 일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것과 관련, “국내외적으로 북한의 신뢰도를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지난 9월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2일 출국했다. 그는 7일까지의 방미 기간에 워싱턴DC와 뉴욕을 방문해 한·미 고위정책협의를 한다. 워싱턴에선 빌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과 일리애나 로스레티넌(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만나 북한 정세와 남북 관계 현황, 한·미 대북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외교협회(CFR) 소속 한반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하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도 방문한다. 그는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인도적 대북 지원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가 마련하는 동포간담회에 참석한다. 이번 방문은 미국이 지난달 초 방한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통해 초청의사를 밝힌 데 따라 이뤄졌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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