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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477만 → 238만원,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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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내년부터 등록금을 지금의 반만 내고 학교에 다니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반값 등록금’ 공약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평균 연 477만원대인 시립대 등록금은 238만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시립대생의 60%가 지방 학생이어서 서울시민 세금으로 지방 학생들에게 생색을 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일 서울시와 서울시립대에 따르면 박 시장은 내년부터 시립대에 대해 반값 등록금을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애초 공약은 2013년부터 실시하는 것이었는데 한 해 앞당겨진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82억원의 시립대 지원금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반값 등록금은 시장의 의지가 확고해 지원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선거 기간 중 시립대 총학생회와 반값 등록금 협약을 맺었다. 시립대 총학생회장은 박 시장의 당선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시민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요. 등록금 고지서 100만원대(한 학기 기준)를 찍게 됐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대학공시정보에 따르면 현재 시립대 학생의 한 해 평균 등록금은 477만5300원으로, 국립인 서울대(628만8100원)의 76%, 사립인 연세대(869만2300원)의 54% 수준이다. 전체 학생의 58%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반값 등록금을 반겼다. 시립대 교통공학과 3학년 주영광(23)씨는 “반값 등록금이 되면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인터넷 사이트에선 반값 등록금에 대한 기대로 인해 ‘시립대를 지원하려 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립대의 한 교수는 “지금 시립대에 당장 필요한 것은 국제 경쟁력 강화와 인지도 제고”라며 “저소득층 학생에게 장학금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는 “반값 등록금으로 인해 꼭 필요한 다른 예산이 줄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한길·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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