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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장, 광장 뺏는 것 아닌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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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쓰레기 치우는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서원동에서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명물’ 시청광장 스케이트장 설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주례간부회의에서 “스케이트장이 ‘시민들로부터 광장을 빼앗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며 “올해까지 사용계약이 돼 있지만 시민들의 불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안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거나 대체 장소 물색 등을 제시했다.

 2004년 개장한 시청광장 스케이트장은 서울 최초의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각광을 받았다. 지난 7년간 입장료는 1000원으로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방학을 맞아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의 놀이 장소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에만 18만 명의 시민이 찾았다.

 비판도 있었다. 12월 중순 개장하려면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야 해 “자유로운 광장 이용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09년에는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가 “집회는 불허하면서 스노보드 대회와 스케이트장은 허가한다”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 시장의 지적에 서울시는 난감한 입장이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시는 한강 둔치 등을 대체 부지로 검토했지만 접근성 문제로 포기했다. 30일 정도 걸리는 설치기간 역시 기술적으로 줄이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시청광장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다른 장소로 옮길 경우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만큼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내년부터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신임 대변인에 류경기(50) 한강사업본부장을 임명했다. 류 대변인은 행시 29회 출신으로 서울시 기획담당관·디자인기획관 등을 지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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