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장터의 빗장이 열렸다.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가 2일 국내에 문을 열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된 지 2년 만이다. 300만 명에 달하는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 사용자들이 6만여 개의 게임 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게임 마켓도 이달 초 개장할 전망이다. 애플은 그동안 국내 앱스토어를 운영하면서도 ‘게임’ 카테고리만은 열지 않았다.
게임을 앱스토어에 등록할 때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등위)의 사전 심의를 거치게 한 국내 제도에 반발한 까닭이다. 국내 게임 업체들은 해외 앱스토어에 게임을 등록했고, 국내에서 애플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기려면 해외 계정을 만들어 이용해야 했다.
이번 개장은 지난 7월부터 성인게임 외에는 업체가 자율 심의를 할 수 있게 한 ‘오픈마켓법’의 시행으로 이뤄졌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게임 앱스토어가 열리자마자 자사 게임들을 등록하고 기념 이벤트를 시작했다. 컴투스는 2.99~4.99달러에 판매하던 자사 게임 20종을 6일까지 0.99달러에 할인 판매한다. 게임빌도 이날 오전부터 30여 종의 게임을 국내 앱스토어에 선보였다.
이 회사의 ‘에어펭귄’과 ‘제노니아’는 해외 게임 앱스토어에서 장르별 실시간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여왔다.
애플·구글 게임 마켓이 닫힌 동안 반사이익을 누렸던 토종 마켓들은 이번 개장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앱 장터의 다운로드 중 절반 이상을 게임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오는 20일부터 청소년의 야간 온라인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시행되지만 이는 국내 게임업계에만 적용될 뿐 모바일 게임이나 전용기기를 이용한 콘솔 게임은 해당되지 않는다.
심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