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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란’ 꿈꾸는 디젤 택시, 장점이 뭐길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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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현대자동차가 만든 클린 디젤 택시.

유럽에서 유행하는 디젤 택시가 한국의 대기 환경에도 적합할까.

 연비가 좋은 디젤 택시 도입을 추진하는 국회 ‘클린디젤 포럼’과 LPG 택시 시장을 지키려는 대한LPG협회의 논쟁이 거세다. 택시는 LPG충전소의 가장 큰 고객이다.

 현재 국내 택시시장(25만 대)의 99%가 LPG를 연료로 쓴다. LPG 택시가 대부분인 국가는 한국·일본이 대표적이다. 서유럽은 디젤이 70% 이상, 미국은 가솔린이 일반적이다.

르노삼성 SM5 LPG 택시.

 포럼 측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포지엄을 열어 “클린 디젤은 LPG 대비 이산화탄소(CO2) 발생이 약 10% 이상 낮아 지구온난화 방지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출력과 효율성도 좋아 연비가 LPG보다 2배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포럼 측은 지난달 12일부터 대구에서 디젤 택시를 시범 운영하면서 이런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었다고 설명한다. 차종은 현대차 i40 디젤 왜건으로 모두 5대다.

 두 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속사정은 정부의 택시 연료 세제지원이다. LPG는 세금 비중이 30%(L당 약 320원)지만 세금부분만큼 정부가 택시 회사에 보전해 준다. 포럼 관계자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디젤 택시도 디젤 세금(판매 가격의 38%)을 면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디젤 연료 가격은 현행 LPG보다 불과 20% 비싸져 연비가 좋은 디젤이 LPG보다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두 단체는 우선 연비를 놓고 맞붙었다. 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시범 운영 결과 i40 디젤 택시의 연비는 12km/L를 넘는 반면, LPG 택시는 6km/L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i40 디젤의 공인연비(18km/L)에는 미달하지만 정체가 거듭되는 시내 주행을 고려하면 상당히 좋은 연비라는 게 연구원의 평가다.

 이에 대해 LPG협회 변진만 본부장은 “디젤 택시의 실연비가 LPG의 2배라는 것은 검증된 것이 없다”며 “연비는 운전자의 습관과 도로 사정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 5대의 디젤차를 이용해 단기간 조사한 것은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이어 “차량 경제성을 계산할 때는 차량·연료 가격과 연비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검토해야 하는데, LPG 택시보다 비싼 디젤 택시 가격을 누락시켰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디젤은 엔진이 비싸 LPG에 비해 200만∼300만원 고가다.

 친환경에 대한 입장차도 극명하다. LPG협회는 “서울 대기오염의 질소산화물(NOx)의 경우 디젤 차량의 배출량이 LPG 차량보다 70배 많으며, LPG 차량은 디젤 차량과 달리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포럼 측은 “클린 디젤 택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지구온난화 방지에 유리하다. 극소량의 미세먼지 배출물을 놓고 친환경을 논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대응했다.

 이런 논쟁에 대해 국내 택시 보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현대·기아차는 어느 편도 들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쪽의 특징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어떤 차가 택시시장에 적합한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 디젤 택시 장단점

● 연비 : 연비가 LPG보다 2배 우수

● 친환경 : 이산화탄소 배출량 LPG보다 10% 이상 적어

● 경제성 : 연비가 좋아 장기간 운행 시 경제적

● 세금 지원 : 형평성 차원에서 디젤 세금 면제해야

◆ LPG 택시 장단점

● 연비 : 운전자 습관이 좌우. 공인 연비의 60% 이상 가능

● 친환경 : 미세먼지 배출 없어 대기오염 방지에 유리

● 경제성 : 차값 디젤이 LPG보다 200만~300만원 비싸

● 세금 지원 : 현행 LPG 연료 세금 전액 면제(정부에서 세금만큼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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