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재미교포가 이끄는 벤처기업 4천만달러 유치

중앙일보

입력

20대 재미교포가 운영하는 벤처기업이 미국에서 설립 1년6개월만에 4천만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벤처기업은 지난 98년6월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에 설립된 정보통신장비 전문벤처기업인 닛시미디어(http://www.nissi.net)로 이 회사 사장은 20대 교포인 데이비드 정(한국명 정우균.29)씨.

닛시미디어는 최근 미국 와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로부터 4천만달러(한화 46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닛시미디어의 전체 회사가치는 현재 3억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이는 창립 1년6개월만에 1센트짜리 회사 주식가치가 3천배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주식폭락 등으로 벤처거품이 걷히고 있는 미국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뤄졌으며 1차 펀딩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닛시미디어는 설명했다.

미국 실리콘 벤처기업들이 나스닥 상장을 위해 3번 가량 투자를 받고 첫번째 펀딩단계에서 적게는 10만-50만달러에서 많게는 200만-300만달러를 투자받는 것에 비해 이번 대규모 투자유치는 위기론이 제기되는 국내 벤처업계에 부러움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초기에 베텔스만으로부터 50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로커스가 해외에서 1천700만달러를 투자받은 것에 비춰볼때 `무명의 한국계 벤처'가 성장가능성을 입증받은 셈이 됐다.

이 회사는 특히 광고가 주수입원인 인터넷 서비스 업종이 아닌 정보통신 장비제조업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다.

한국계 실리콘밸리 신화주역중 하나인 자일랜이 정보화 시대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스위칭 장비로 신화를 이뤄냈듯이 이 회사는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핵심장비인 인터넷과 통신의 통합기술(ITI)로 승부를 걸고 있다.

통합메시징, 인터넷폰, 콜센터 등 통신장비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이미 국내에서도 온세와 두루넷이 이 회사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시장보다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 아시아위크와 포천지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창업자인 정우균씨의 경우 대부분 벤처창업자들이 30대에 이룬 기록을 20대 후반에 경신하고 미국에서 먼저 창업해 글로벌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창업 1.2세대와는 구분된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정 사장은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해 캘리포니아의 집 창고에서 창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닛시미디어 대표이사와 함께 경성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 커뮤케이션 강의를 맡고 있다.

닛시미디어측은 내년중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면 자일랜 등 한국계 실리콘밸리 신화주역들이 만들어낸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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