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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저성장 그림자, 우울한 경기지표 2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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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경기 동행·선행 지수
5개월 만에 함께 떨어져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만에 동반 하락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5월부터 계속 상향곡선을 그리다 꺾인 것이다.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1.5%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내리막이었다.

 일반적으로 경기동행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기 확장, 100에 미달하면 경기 후퇴를 의미한다.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하락세가 이어지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지는 않았으나 8월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불안과 선진국 경기하강이 이제 국내 실물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수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우선 서비스업생산은 전월보다 1.6% 감소하면서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거래대금이 줄면서 금융·보험업종이 전월보다 2.9% 감소하고, 물가급등으로 도·소매업이 3.4% 줄어든 영향이 컸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2% 줄어 8월(-0.2%)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였고,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 판매도 전월보다 5.9% 줄었다. 하지만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1% 증가해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81.3%로 전월보다 0.9%포인트 올랐고, 수출용 출하는 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광공업 생산이 늘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중소기업 한숨소리 점점 커진다

11월 BSI 82 … 27개월 만에 최저
내수기업 9P 감소 찬바람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주체들도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제조업의 업황 전망은 2년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1월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82였다. 이는 2009년 8월의 8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 수가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 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미만인 경우 그 반대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았다. 대기업은 10월 전망치와 변동이 없었으나 중소기업은 6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수출기업은 오히려 BSI 전망치가 4포인트 상승했지만 내수기업은 9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제조업 업황 전망 BSI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경기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띠면서 이들 기업의 업황 전망 BSI는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환율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반대로 더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황 (전망) BSI는 대표적 경제심리 지표다. 전통적 경제지표가 포착하기 어려운 경제 주체의 심리적 변화를 측정할 수 있어 유용하다. 기업가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판단과 전망 등이 생산·매출·투자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해 설문조사에 의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다. 이번엔 제조업 1589개 등 모두 2480개 업체가 설문에 응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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