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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안중근 의사 복자 추대 대상자로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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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천주교 신자였던 도마 안중근(1879~1910·사진) 의사에 대한 시복(諡福)이 추진된다. ‘시복’은 천주교에서 성인(聖人)으로 추대되는 전 단계며, 순교자와 탁월한 신앙의 모범을 보인 사람을 사후에 복자(福者) 반열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31일 안 의사를 포함한 551명을 시복 추진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로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가 선정됐다.

 안 의사는 1895년 세례를 받고 천주교에 입교했다. 황해도 해주·옹진 일대에서 전교활동을 했던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행위가 천주교에서 금하는 ‘살인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천주교 신자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1993년 천주교 신자로 공식 복권됐다. 당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그 분의 의거는 일제 무력침략 앞에서 독립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행위였으며 정당방위이며 의거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평가했었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국내에서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황청이 다시 시복 대상자를 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성인 반열에 오른 이에는 한국인 첫 사제였던 김대건(1821~1846) 신부 등 103위(位)의 순교자가 있다. 두 번째 한국인 사제였던 최양업 신부와 초기 순교자 124명 등 125명에 대한 시복 청원서는 2009년 5월 교황청에 접수된 상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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