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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샌드·심해유전, 국제 에너지 패권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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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심해 유정이나 가스전, 원유·가스를 함유한 퇴적암층(셰일), 오일샌드 등은 그동안 채굴·추출 기술이 발달하지 않고 경제성이 없어 개발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석유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자원들이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형태의 화석에너지 등장으로 중동 등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줄고 원유·가스 공급선이 다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지구촌의 에너지 질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심해 유정과 가스전 개발은 미국 멕시코만과 호주·브라질·인도·아프리카 서부 해안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아프리카 동부와 호주·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영해에서도 대규모 천연가스전이 발견됐다. 2000년 20곳을 밑돌던 심해 유정은 현재 200곳에 이르며 계속 늘고 있다. 심해 유정의 원유 생산량도 2000년 하루 150만 배럴(1배럴=158.9L)에서 현재 700만 배럴로 다섯 배가량으로 뛰었다. 2020년이면 심해 유정이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6%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작업은 비용이 많이 들어 수십 년간 방치돼 왔다. 최근 들어 오일샌드 개발에 석유 메이저들이 뛰어들면서 캐나다를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었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추출 원유는 2000년 하루 60만 배럴이었으나 현재 150만 배럴로 늘었다. 덕분에 캐나다는 미국에 가장 많은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원유는 앞으로 20년간 매년 20만 배럴씩 늘 전망이다. 중국은 캐나다·베네수엘라의 오일샌드 개발에 적극적이다. 중국석유화공유한공사(시노펙)는 캐나다에 55억 달러를 투자해 오일샌드 원유를 들여올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뛰어들었다.

 원유·가스를 함유한 퇴적암층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이 퇴적암층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는 2006년 이후 다섯 배 이상 늘었다. 폴란드·독일·프랑스 등에서도 이 같은 퇴적암층이 발견됐다. 미 에너지부는 2030년에는 퇴적암층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전 세계의 14%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에너지부는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으로 2035년까지 세계의 에너지 수요는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전문가인 이반 산드레아는 “화석 연료 시대는 수십 년간 더 이어질 것”이라며 “심해 유정이나 오일샌드 등의 개발은 60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드워드 모스 씨티그룹 글로벌자원연구소장은 “심해 유정 등은 에너지 공급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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