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구경값? 40만원 더 부른 호텔

중앙일보

입력 2011.10.28 00:31

업데이트 2011.10.2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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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7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레스토랑을 찾아 부산세계불꽃 축제 좌석예약을 하려던 김성미(38·부산시 동래구 명륜동)씨는 비싼 가격에 돌아서고 말았다. 김씨는 1명당 7만원이나 한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업주는 4인 기준으로 4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른 레스토랑을 찾았으나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어린 딸이 추울 것 같아 레스토랑을 알아봤으나 너무 비싸 포기했다. 부산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하는 행사가 일부 업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세무조사를 해서라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부산세계불꽃축제 행사장 일대가 바가지 요금으로 극성이다. 들뜬 마음으로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분만 망치고 돌아가도 관할 지자체는 단속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불꽃 쇼 메인행사가 펼쳐지는 29일 하루 숙박에 50만~70만 원대에 이르는 호텔 방은 일찌감치 동났다. 이 호텔의 숙박료는 평소에 17만~28만 원 정도였다. 1인당 7만~10만 원 하는 레스토랑 식사는 선불로 지급하거나 4명을 채워야만 예약을 할 수 있다. 모텔도 10만원 이상을 받고 방을 팔았다. 광안리가 내려다보이는 스크린골프장도 방 하나가 30만원이다. 이들은 평소 가격의 2~3배에 달하는 요금이다.

 그러나 수영구청은 바가지요금을 받지 말도록 계도를 하고 있지만 단속 권한이 없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과 공중위생법은 일반음식점이나 숙박업소의 요금을 자율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영구 김미진 위생지도 담당은 “업소가 자율적으로 게시한 요금을 알고 소비자가 이용할 경우 단속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광안리 상인 모임인 ‘위드광안리’는 과도한 요금을 받지 말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정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자 부산시는 부산세계불꽃축제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극약처방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바가지 요금과 교통 혼잡, 안전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북항과 남항대교, 다대포로 옮길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시는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장소 이전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차진구 사무처장은 “관할 행정기관이 관련법규를 내세우며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겠다는 협약을 상인들과 맺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상거래 질서를 해치는 심한 폭리구조가 계속되면 시민들이 결국 외면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제7회 부산세계불꽃축제=21일부터 29일까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다. 16만 발의 각종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300여 만 명이 관람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한류나눔콘서트·멀티불꽃쇼 등 메인행사는 이번 주말 펼쳐진다. 29일 저녁시간대 펼쳐지는 멀티불꽃쇼에서는 광안대교 1㎞ 구간에서 불꽃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나이아가라’가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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