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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의 여인' 신재순] 재력가 아들·재미 동포와 파경

미주중앙

입력

신재순씨가 30대 초반 주부로 평범하게 살 당시 부엌에서 찍은 사진.

신재순씨는 개인사적으로 비련의 여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다.

10.26 당시 그녀는 딸을 둔 이혼녀였다. 대학교 3학년 신분이었지만 이미 만 20세 때 결혼하고 딸을 낳은 후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2년 만에 이혼했다. 이후 복학했다. 세간에는 대학생이었기 미혼으로 알려졌었다. 첫 남편은 종로에서 유명 유흥업소를 경영하던 재력가 집안의 아들이었다.

"당시 그 업소에 DJ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갔다가 인연이 됐지요. 나보다 9살이 많았어요. 첫 남자였지만 기나긴 세월을 참고 살기엔 아직 너무 젊었었지요."

복학하면서 광고모델 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이것이 인연이 돼 결국 궁정동 연회에까지 참석하게 된다.

10.26 후 잠시 쉬었다가 광고모델과 직장인으로 평범한 삶을 살려고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과 소문은 그에게 평범한 삶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친구의 소개로 재미동포를 만나 재혼한다. 만난 지 한 달 만이었다.

"한국생활이 답답했고 미국생활을 동경했거든요.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스타일로 멋있게 보였어요."

남편은 한국 최초의 헤비메탈 그룹 '무당'의 드럼 연주자로 이 결혼은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혼 후 1983년 미국에 들어와서 LA북쪽지역에 있는 랭캐스터에서 둘째 딸을 키우며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을 산다.

1994년에는 자전적 소설 '그곳에 그녀가 있었네'를 출간하고 1996년에는 연극무대에 오르면서 한국에서의 삶을 타진해 보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이 무렵 두 번째 결혼생활도 이혼으로 끝났다.

"첫 남편은 재력은 있었지만 성실하지 않았고 두 번째 남편은 사람은 좋았으나 생활력이 없었어요. 남자 복이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다시 결혼하는 일은 없을 거 같아요."

78년 전 남가주 한 호텔의 마케팅 부서에서 한국인 담당으로 약 5년 동안 근무하면서 미국에서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경험한다. 3년 전부터는 가디나에서 구이집을 경영하고 있다. 역시 첫 비즈니스다.

"장사를 해보니 쉽지 않아요. 물건 구입에서부터 음식 맛 내고 종업원 챙기는 것까지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집에는 홀어머니와 여동생 둘째딸 손녀 2명 등 4대에 걸친 6명의 여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작년에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부모님께 제대로 효도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신 동안이라도 최선을 다해 봉양하고 싶습니다."

첫 결혼에서 얻은 큰딸은 5년 전 연락이 와 재회한 후 왕래하며 지낸다. 이 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형 은행의 간부로 근무하고 있다. 큰딸이 지난 여름 첫 딸을 낳으면서 작은딸 쪽 손녀 2명을 포함해 손녀가 셋으로 늘었다.

김병일 기자 mirs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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