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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쓸 때 적당량은

중앙일보

입력

화장품 용기 뒷면에 써있는 ‘피부에 적당량을 도포하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불현듯 고민에 빠진다. 얼마큼이 적당량일까. 물론 개인차가 있어 칼로 무를 베듯 적당량을 재단할 순 없다. 그렇지만 ‘대체적인 사람들이 이정도를 바르면 만족한다’는 기준은 세울 수 있다. 이에 조금씩 가감하며 내 피부에 딱 맞는 나만의 적당량을 찾아보자.

클린징 :: 오일 클렌저는 손가락이 미끄러지면서 마사지 할 수 있도록 은행 한 알(2~3mL) 정도를 덜어 사용하면 좋다. 이 단계에서는 33°C 내외의 미온수로 헹궈줘야 한다. 물이 너무 차가우면 기름 때와 화장품 찌꺼기 피지와 같은 것이 제거되기 힘들고, 물이 너무 뜨거우면 피부에 꼭 필요한 피지 막과 수분까지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폼 클렌저는 ‘새끼손가락끝의 마디’ 정도로 덜어내 세안한다. 이때15°C 내외의 찬물로 세안하는데, 찬물 헹굼은 피부에 긴장을 줘 탄력을 되찾아 준다.

 이에 덧붙여, 차앤박화장품 피부과학연구소의 이화현 소장은 “클렌징은 2~3분을 넘지않는 것이 좋다”며 “클렌징 제품을 오랫동안 문지르면 오히려 모공에서 빠져 나온 노폐물을 다시 모공 속으로 밀어 넣는 역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토너 :: 토너(스킨)는 클렌징 후 피부에 남아 있는 비눗기를 제거하고, 수분을 공급하여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돕는다. 토너 역시 클렌징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면 좋다. 화장솜에 묻혀 얼굴 전체를 부드럽게 닦아내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적당량은 ‘사각형 화장솜의 네 모서리를 제외한 전 부분을 흠뻑 적셔줄 정도’다. 충분히 적시지 않은 화장솜으로 얼굴전체를 닦아내다 보면 세안 후 민감해진 얼굴에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다. 문지르지 말고 톡톡 두드리며 사용할 것을 권한다. 

에센스&아이크림 :: 에센스의 적량으로는 보통 ‘콩알(1~2mL) 크기’를 추천하지만 디올 교육팀의 이윤경 부장은 “피지가 왕성한 지·복합성이라도 에센스는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며 “3~4회의 펌핑도 추천한다”고 말한다. 보통 지·복합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피부가 번들거린다는 이유로 에센스를 덜바르는데, 그럼 영양과 수분이 부족해져 피부가 민감해지고 노화도 빨라진다. 대신 이때는 수분 함유량이 많은 수분 에센스를 선택하면 좋다. 지·복합성용 수분 에센스에는 피지를 조절하고 각질을 빨리 탈락시키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아이크림은 에센스와 같은 단계에서 도포한다. 20대 초중반은 약지 손가락에 팥알하나(0.5~0.7mL) 크기로 아이크림을 던다. 그 것을 양손으로 나눠 양쪽 눈 아래와 눈꺼풀 위로 부드럽게 바르면서 흡수될 때까지 톡톡 두드려준다. 20대 후반부터는 아이크림을 팥알 두 개 크기로 펌핑해 팬더 곰의 눈을 연상하며 눈두덩이와 아래에 잘 두드려 발라준다. 30대 후반부터는 눈꼬리의 깊은 주름살까지 관리하는데 큰 콩알만큼 짜서 관자놀이 부근까지 도포한다. 이후 갱년기부터는 안대의 모양을 연상하며, 눈가는 물론 관자놀이와 양 쪽 미간까지 아이크림을 바르면 좋다.
 
로션&크림 :: 로션은 평균적으로 100원 동전(3mL)만큼 사용하면 적당하다. 크림 역시 같은 양으로 덜어 건조함이 느껴지는 부분을 중심으로 펴 바른다. 이때 크림을 손바닥에 덜어 놓고, 양 손을 비벼 체온으로 온도를 높인 후 바르면 훨씬 흡수가 잘 된다. 로션이나 크림은 하루 종일피부를 보호하는 ‘옷’의 역할을 한다. 그러므 로 로션과 크림을 바를 때 중요한 것은 얼굴 뿐만 아니라 귀 옆 선, 턱밑까지 충분히 덮어 줄만큼 발랐는가 하는 문제다. 자신의 얼굴면적에 따라 제품을 덮어 주는 양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체 ::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사용량이다. 100원 동전 크기 만큼 덜어서 외출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차단제가 피부에 흡수돼 얇은 막을 형성하는데 까지 약 2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SPF 지수에 관계 없이, 2~3시 간마다 덧발라 줄 것을 강조한다. SPF 수치라는 것은 피부에 치명적 손상을 주는 자외선A의 차단 수치가 아니라 피부 깊숙이는 침투하지 못하는 자외선B의 차단 정도다. 때문에 SPF 수치가 높다고 해서 피부가 안전할 것이란 믿음은 위험하다. 또한 제품에 표기된SPF 지수가 제 효능을 발휘하려면 얼굴이 허옇게 뜰 정도인 1mm 이상을 도포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특히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의 저자로 유명한 폴라비가운은 “값비싼 자외선차단제를 사지 말라”고 하며 “그 비싼 제품들을 얼마나 넉넉히 바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라고 되묻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외선차단제를 수시로 도포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선 스크린성분을 함유한 압축 파우더라도 덧발라 주는 것이 피부를 보호하는 길이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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