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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잃어버린 10년' 가능성

미주중앙

입력

미국인들의 소비지출이 향후 수년간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미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3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투자회사 가운데 하나인 '블랙록 인베스트먼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부채상환비율(debt to income ratio)은 154%에 달한다. 이는 이 비율이 정점에 달했던 경제위기 직전에 비해 7.5%포인트 낮아졌을 뿐이다. 보고서는 "소비자 부채 감소에 진전은 있었지만 의미있는 수준이 되기 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 부채를 줄이기 전까지는 지출을 늘리거나 새로 빚을 낼 가능성이 적다. 이는 미국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정체돼 경기회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연방 노동부의 자료 역시 이같은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인들의 소비지출은 2009년 2.8% 감소한 데 이어 지난 해에도 2% 줄었다. 계속되는 고실업률 제자리를 맴도는 임금 높은 원자재 가격과 증시의 변동성 등이 소비자들의 부채 상환을 더디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은 자산에 끼어 있던 거품이 무너지며 경제위기를 맞았고 소비자들이 대대적으로 채무 상환에 나서며 2000년대까지 경제가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스캇 마더 글로벌채권포트폴리오 총괄 사장은 "일본에서 그랬듯 민간 부문에서는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다만 15년이나 걸린 일본보다 미국은 더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더워터(주택 시가가 융자 금액보다 낮은 상황)에 빠진 주택 소유주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투자회사 'MFR시큐리티'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거품이 다 빠지려면 주택 가격이 20%는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NYU 스턴 경영대학원의 스티즌 반 뉴워버그 교수는 "은행들이 모기지 융자 원금을 탕감해줘 지출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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