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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 특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18 20주년을 맞아 KBS와 MBC가 특집을 마련했다.

하나는 항쟁을 주도한 민중들의 '그후 20년'이고 하나는 항쟁의 가해자였던 진압군들의 '그후 20년' 이다.

과거 5.18특집들이 항쟁의 진실규명과 항쟁기간 10일의 재구성에 집중한 반면 이번에는 항쟁이 강제진압된 1980년 5월27일부터 지금까지 20년간 5.18의 역사를 두가지 시각으로 접근한다.

그만큼 항쟁을 바라보는 앵글이 다양하고 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우선 KBS 1TV의 〈광주항쟁 그후 20년〉(18일 밤 10시)은 민중들의 20년을 다룬다.

우선 항쟁이 진압된 5월27일 새벽 전주 KBS에서 전남권 일원에 방송한 내용을 공개한다.

장중한 행진곡과 함께 "폭도들아 자수하라" "침투간첩에게 알린다. 너희들의 색출은 시간문제다" 는 계엄군의 선무방송이 반복되며 "외국인들은 시내로 나오지 마십시오" 가 영어방송으로 이어진다.

연출자 김영환 PD는 "당시 권부의 광주항쟁에 대한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 이 방송내용은 최초 공개되는 것으로, 왜곡된 5.18사(史)의 시발이 됐다" 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권부의 왜곡행위는 불과 3일 뒤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진실을 알리다 추락사한 김의기(당시 서강대 4년)씨, 11번의 검문을 뚫고 서울에 도착해 진실을 폭로한 김성용 당시 수습위원회 대변인 등에 의해 점차 거짓임이 드러난다.

이 프로는 이후 20년간 광주의 진실을 알린 갖가지 활동과 5.18이 정당한 평가를 받게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반면 MBC는 가해자격인 진압군의 그 후를 깊이있게 다룬다.

〈충정작전, 그후 20년〉(19일밤9시55분). 작전에 투입된 진압군은 광주의 진실이 드러남에 따라 죄책감과 피해의식으로 고통받은 끝에 환각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알콜.마약중독.이혼.가출 등 비극적 상황에 처한다.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31세에 숨진 하태형씨, 우울증에 걸려 가정파탄을 당하고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이성우씨, 학살에 대해 증언했다가 특전동지회의 테러를 당한 최영신씨등의 사연을 전한다.

제작진은 "상명하복의 군대에서 오직 명령에 따라 총을 쏴야했던 당시 갓스물의 젊은이들 역시 광주의 피해자가 아닌가" 라며 "그러나 회상이나 한풀이에 치중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상처를 위무하는 프로를 만들어 보일 것" 이라고 말한다고 반문한다.

한편 SBS는 5.18 특집을 마련하지 않았다.

편성 담당자는 "특별한 아이템이 없어 특집방송을 계획하지 않았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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