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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중국인의 “출경유(出境遊)”시대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바오젠(寶健)일용품유한공사의 직원 11200명이 한국에 몰려온다. 악명높은 중국인의 “인해전술(人海戰術)”이 60여년만에 한국에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대단한 파급효과를 가져다 주는 “인해관광”이다. 바오젠 공사는 인센티브 차원에서 우수 사원을 대거 한국에 보내 관광을 즐기게 하고 있다. 그들은 서울 등지에서 한국의 전통과 현대화의 모습을, 제주도 등에서 빼어난 경관의 세계자연유산을 만나게 된다.

매년 1억에 가까운 중국인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해외관광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의 관광허가지역(Approved Destination Status)이 100개국에 가깝고 위안화절상등 중국인의 해외에서 가처분소득이 늘고 있다. 뿐만이 아니라 연휴의 증대등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바야흐로 중국은 “出境遊”(해외여행)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중국인 관광객 쟁탈에 총성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한국의 목표는 중국인 일 천만 관광객 유치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관광 인프라가 잘 된 국가의 하나이면서 물가도 비교적 싸다. 무엇보다도 한류 드라마 한류 가수 등을 통한 인기가 높아 중국인의 ‘가보고 싶은 나라’중 하나가 한국이라고 한다. 한국은 이를 계기로 회의 인센티브 컨벤션 및 전시유치를 위한 이른바 MICE산업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중국인의 해외 방문지로 홍콩 마카오 다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3위에 랭크될 것 같다.

중국인의 관광은 여행과 유람 즉“뤼여우(旅遊)”이다. 그래서 씀씀이가 화끈하다. 관광산업은 특별한 수출(invisible export)로 세계경제가 어려울 때 일수록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스스로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니하오, 씨에씨에” 정도의 중국어 기본인사는 기억해 두어 일천만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국민이 협력해야 한다.

한편 북한에서도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고 연간 10만 명 정도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관광인프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궁여지책으로 금강산 관광을 이용하고자 금강산 특구를 만들고 나선특구처럼 중국인관광객에 대해 무비자(사증)로 입국시킨다고 한다. 북한의 나선특별시에서 해로(海路)로 금강산을 가기 위해 망경봉호를 투입할 모양이다. 본래 화물선을 객선으로 개조 하였다지만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고 선실 바닥이며 시설의 불편함이 그대로 들어 나고 있다.

또한 중국인에 대한 금강산관광은 현대아산의 50년 간 관광사업 독점권을 박탈하는 위법행위로써 북한이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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