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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교육원, 고(故) 정종수 경사 부조상 제막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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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경찰교육원에 설치된 고(故) 정종수 경사 부조상.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무장공비들이 청와대 기습을 위해 서울 도심까지 침투한 사건이 있었다. 흔히 ‘1.21 사건’이라고도 하고 무장 게릴라 중 유일한 생존자인 김신조의 이름을 붙여 ‘김신조 사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 공비들은 사건 당일 갑호비상배치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서울 종로구 임시검문소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과 맞서게 됐다. 8명의 경찰관은 무장한 31명의 공비와 맨손으로 혈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최규식 당시 종로경찰서장과 정종수 경사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목숨을 건 싸움은 막힘 없이 청와대까지 진입하려던 무장공비의 계획을 지연시켜 사태 진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아산시에 있는 경찰교육원은 20일 故 정종수 경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강의동 정의관 501호를 ‘정종수홀’로 명명하고 청동 부조상을 만들어 제막식을 가졌다. 정의관 501호는 경찰청 주관 워크숍, 특강 등 교육 빈도가 가장 많은 강의실로 고인의 업적을 가르치는 정규수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교육원 관계자 30여 명과 함께 유가족 9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장남 창한(56)씨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역사 속에 잊히는 것 같아 소외감을 느꼈다. 아버지를 잊지 않고 이런 행사를 마련해 주어 맺혔던 응어리가 풀리는 것 같다. 유가족으로써 감동스럽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남성 경찰교육원장은 “고인은 후배 경찰관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로 경찰교육원 정규수업에서 현장 경찰의 표상으로 소개되고 있다. 늦게나마 경찰교육원에서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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