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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반도체발 태풍 몰아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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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건희(69·얼굴) 삼성전자 회장의 위기론이 또 등장했다. 이번엔 반도체 위기론이다. 이 회장은 22일 “앞으로 거세질 반도체 업계발(發)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사업장 ‘20나노급 D램 양산과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식’에서다.

 이 회장은 “많은 직원들의 노력으로 기술 리더십을 지킬 수 있었다”고 전제한 뒤 ‘태풍론’을 꺼냈다. 선진국의 경제위기와 한국·일본·대만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D램 가격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악화된 반도체 경기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태풍’과 같은 뜻으로 “반도체 업계에 몰아치는 거센 파도 속에서”란 표현도 썼다. 또 “지금까지 지켜온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의 말대로 요즘 세계 반도체 시장 상황은 최악이다. D램 가격은 제조 원가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2일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30나노급 D램을 양산하기 시작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20나노급 D램은 30나노급보다 생산성을 50% 높이고, 소비 전력을 40% 이상 줄였다. 20나노급 D램 양산으로 업계 1위(시장점유율 41.6%)인 삼성전자는 대만·일본 업체들과 더욱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됐다.

박현영 기자

◆20나노 D램=1 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다. 20나노급이면 사람 머리카락의 4000분의 1 굵기로 반도체 회로를 그려넣는 초미세 가공기술이다. 하이닉스는 올 1분기, 엘피다는 2분기에 30나노 D램 양산을 시작해, 삼성전자와 후발업체 간의 기술 격차는 최대 1년 이상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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