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최근 출입기자단과의 저녁 자리에서 “나를 좌파로 보면 대한민국 사람 중에 누가 우파라고 할 수 있는가. 나는 우파 중에서도 우파”라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재임하면서 사법부를 좌편향으로 이끌었다”는 일부 보수층의 평가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면서다.
이 대법원장은 “안철수 교수가 우리나라의 희망처럼 떠오른 원인을 분석해 봤다”며 “(그건) 국민이 좌파다, 우파다, 진보다, 보수다 하며 싸우는 걸 싫어한다는 뜻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싸우는 정치권이 아니고 국민 통합의 새로운 리더십 출현을 국민은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어떤 신문은 내가 사법부를 망쳤다고 썼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당시 내가 대전에 가서 법관들에게 ‘수사기록을 던져 버리라’고 했다고 보도됐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그때 내가 한 말은 민사기록에 첨부된 수사기록을 ‘던져 버리라’는 것이지 형사사건의 수사기록을 ‘던져 버리라’고 한 게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재임기간 동안 일부에서 지적해 온 자신에 대한 도덕성 문제와 관련, “대법원장은 도덕성 문제에서 한 나라의 사표가 돼야 하고 나는 이 문제에서 당당하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후 한 번도 그와 관련한 얘기를 들은 게 없고,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고 했다. 그는 “퇴임하면 변호사로 개업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후임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당부사항을 묻자 그는 “전원합의체에서 첨예한 사회 문제만 골라서 1년에 40~50건만 하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