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폭로 전문가’ 어산지를 폭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40·사진)의 ‘비공인(unauthorized) 자서전’이 22일(현지시간) 출간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에든버러 소재 출판사인 캐넌게이트에서 출판하는 이 책은 자서전 전문작가인 앤드루 오해건이 어산지와 50시간 동안 인터뷰 한 것을 바탕으로 쓰였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의 유년 시절과 해킹 입문 계기, 위키리크스를 이끄는 과정에서의 노력 등이 서술돼 있다.

 이 책은 또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어산지의 해명도 싣고 있다. 어산지는 “나는 남성우월주의자(chauvinist pig)일지는 몰라도, 성폭행범은 아니다”며 “나를 (성폭행범으로) 몰아가려는 악의적 의도와 기회주의적 태도에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초 어산지는 지난해 12월 캐넌게이트 출판사, 미국의 앨프리드 노프 출판사와 총 93만 파운드(약 17억원) 규모의 자서전 출판 계약을 맺었다. 당시 어산지는 이 책에 대해 “우리 시대의 종합적인 기록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이 책의 초고를 읽어 본 어산지는 출간을 거부했다.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 공개에 대해 어산지를 간첩 혐의로 처벌하려는 미국 검찰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올해 7월 그는 출판사에 계약 취소 통보를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받아간 계약금 50만 파운드를 반환하지 않았고 캐넌게이트 출판사는 출간을 결정했다.

 자서전 출간에 대해 어산지는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이 책의 출간은 돈벌이를 위해 사람을 괴롭히는 기회주의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현택 기자

◆줄리안 어산지=위키리크스 설립자로 ‘해킹계의 로빈 후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4세 때 해킹에 입문해 호주의 대학과 캐나다 통신사, 미국 정부기관 사이트 등을 해킹했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군의 민간인 사살, 미 국무부 외교 전문 등을 폭로하면서 전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