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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대호 ‘2위 굳히기’ 3점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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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대호

스스로는 “홈런 욕심을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는 어김 없이 시원한 한 방이 터진다. 그래서 최고의 4번 타자다.

 프로야구 롯데의 이대호(29)가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팀을 다시 2위로 끌어올렸다. 이대호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3-2로 앞선 7회 말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를 터뜨렸다. 6일 만에 나온 시즌 27호 아치다. 29개를 때린 홈런 선두 최형우(28·삼성)와의 격차는 다시 두 개로 좁혀졌다.

 요즘 이대호는 “솔직히 올 시즌 홈런 타이틀을 따내기는 힘들다. 최형우가 차지할 것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대포로 홈런왕 레이스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승차 없는 2, 3위를 달리던 SK와 롯데는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롯데가 1회 말 이대호의 적시 2루타와 사사구 4개 등으로 3점을 먼저 얻자 SK는 곧 이은 2회 초 박정권과 정상호의 솔로 아치 두 개로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3-2 리드를 지키던 롯데의 7회 말 공격. 1사 1, 2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SK 벤치는 투수를 왼손 이승호(배번 20)에서 오른손 이재영으로 교체했다. 이대호는 바뀐 투수의 첫 공을 놓치지 않았다. 이재영의 초구 높은 직구(시속 145㎞)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스코어를 단숨에 6-2로 벌리는 쐐기 아치였다. 롯데는 이대호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문규현과 전준우의 적시타 등이 이어지며 7회에만 7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이대호는 지난달 24일 KIA와의 경기에서 시즌 23호를 친 뒤 17경기 동안 홈런포가 침묵했다. 그 사이 최형우에게 홈런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1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3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레이스에 다시 불을 붙인 뒤 5경기 만에 대포를 추가했다. 이대호는 이날 타점 4개를 보태 시즌 112타점으로 2위 최형우(102개)와의 간격을 10개로 벌렸다.

 12-2로 대승한 롯데는 2위 자리를 놓고 맞붙은 SK와의 3연전을 2승1패로 마감했다. 6과 3분의 1이닝 2실점한 롯데 선발 송승준은 12승째를 따내며 시즌 여섯 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했다.

 선두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삼성은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외국인 선발 저마노의 8이닝 1실점 호투 속에 5-2로 이겼다.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1이닝 1피안타·3탈삼진으로 시즌 43세이브째를 따내며 21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두산을 8-1로 누르고 26일 만에 6위에 복귀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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