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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의 꿈, 싱가포르 그랑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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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3일부터 국제자동차경주 포뮬러원(F1) 싱가포르 그랑프리가 열릴 마리나베이 서킷의 야경.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야간 경기로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며, 대회 기간 도심은 1500여 개의 조명등이 설치돼 축구장이나 야구장보다 3~4배 밝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시스]


낮보다 아름다운 밤의 레이스.

 국제자동차경주 포뮬러원(F1) 싱가포르 그랑프리가 23일부터 25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서킷에서 열린다. 싱가포르 GP는 야간 경기로 도심 한복판에서 열려 다른 그랑프리와 차별화된 대회다.

 싱가포르 GP의 역사는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61년 오리엔트에 이어 그랑프리로 막을 올린 이 대회는 다음해부터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로 이름을 바꾸었다. 싱가포르가 독립한 이듬해인 66년부터 F1 레이스로 편입돼 싱가포르 그랑프리란 이름으로 73년까지 열렸다. 한동안 F1을 열지 않던 싱가포르는 2008년부터 다시 F1을 유치했다. 2008년 열린 대회는 F1 역사상 최초의 야간 레이스로 기록됐다.

 싱가포르 GP는 싱가포르-일본-한국-인도-아랍에미리트(UAE)로 이어지는 아시아 시리즈의 시작이기도 하다. F1에서 유일하게 밤에 열리는 경기로 도심 도로를 이용한 서킷을 달린다. 길이 5.073㎞의 시가지 서킷에는 1500여 개의 조명등이 설치돼 조도가 3000룩스나 된다. 일반적인 축구장이나 야구장보다 3~4배 밝기 때문에 드라이버가 경기할 때는 물론 관중이 관전할 때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싱가포르 GP는 조명에 비친 도심과 머신들의 스피드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광경 덕분에 2008년에는 F1 최고의 서킷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6년 은퇴했다 지난해 돌아온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코스다. 평소와 경기 시간이 달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GP의 화려함 뒤에는 난폭함이 숨어 있다. 트랙 가까이에 위치한 방호벽과 블라인드 코너, 요철이 심한 노면 때문에 돌발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평균 속도도 시속 172.9㎞에 그치는 저속 코스라 추월이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자연히 결승 출발 순서를 가리는 예선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윤재수 SBS ESPN 해설위원은 “마리나베이 서킷은 속도가 잘 나지 않고 추월도 어렵다. 그래서 추월이 더 짜릿한 서킷”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은 “올 시즌 최강자인 제바스티안 페텔(레드불)을 비롯해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이 강세를 보이겠지만 변수가 많아 의외의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코리아 그랑프리 D-20일을 맞아 25일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에서는 2011 한국 DDGT 챔피언십 5전과 제1회 그리드걸 선발대회, 축하공연 등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김효경 기자

◆서킷(circuit)=F1 경기장. F1 서킷은 레이스용 도로로 따로 만들지만 모나코와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일반 도심도로를 이용한다. 특히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밤에 열려 도시의 야경 속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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