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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선택 … 고난의 10년이냐, 음울한 100년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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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토머스 프리드먼(58·사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우아하진 않지만 직설적인 글로 유명하다. 미국 국가부도 위기가 고조된 올 7월 그는 “나 같은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한테서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돈을 받아놓고 다음 세대엔 빚더미만 물려주는 세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프리드먼이 21일(현지시간) NYT 칼럼을 통해 다시 직설(直說)을 토해 냈다. 현재 미국 정치는“대타협이 불가능하다”며“미국인들은 미쳐 버린 정치체제에서 내쳐진 고아 신세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프리드먼은 “미국인은 ‘고난의 10년’을 견딜지 아니면‘음울한 100년’을 살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빚 끌어다 쓰는 병을 고치기 위해 10년을 힘겹게 보낸 뒤 밝은 미래를 즐길지, 아니면 빚에 취한 현재 삶을 고수하다 활력을 잃은 100년을 살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중요한 순간 “미국인은 정치 지도자들이 공정하면서도 믿을 만한 대책을 제시하며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떨쳐 일어나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프리드먼은 말했다. 그가 말한 당면한 과제는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힘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늘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 대타협이 절실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요즘 미국 정치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고 프리드먼은 꼬집었다. 그의 눈에 비친 공화당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미국을 되살리기 위한 보수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없어서다. 그는“세금을 반대하는 극단적인 세력(티파티)에 사로잡혀 있고 당 리더들은 그 세력을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라고 잘하고 있는 게 아니다. 프리드먼은 “오바마가 신뢰할 만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최근 재정적자 감축 대책은 기존 정책을 그럴 듯하게 재포장해 내놓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이런 식으로 해선 오바마가 독립적이고 중도적인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리드먼은 그 바람에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민주와 공화 후보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또“미국인들이 음울한 100년을 살아야 할 조짐마저 보인다”고 경고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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