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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달겨들면(?) 싫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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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고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애완동물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을 보면 “우리 삐삐가 손가락만 보면 달겨들어요” “우리 뭉치는 몸집이 작은 어린아이만 보면 달겨들려고 해 산책 나가기가 힘들어요” “밥상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고 달겨드는 강아지 때문에 고민이에요” 등과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처럼 ‘사나운 기세로 무섭게 다가가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달겨들다’를 쓰곤 하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달려들다’고 해야 바르다. ‘달려들다’보다 ‘달겨들다’가 좀 더 극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인지 문학작품 속에도 급박한 상황에 ‘달겨들다’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곤 한다.

 비슷한 모양을 한 ‘감겨들다’ ‘엉겨들다’의 구성을 보면, ‘감기다+들다’ ‘엉기다+들다’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달겨들다’(달기다+들다)가 가능하려면 ‘달기다’는 단어가 바른 표현이어야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달기다’는 ‘달리다’의 경상도·함경북도 방언으로 나와 있다. 따라서 ‘달겨들다’ 역시 방언의 한 형태이므로 ‘달려들다’를 써야 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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