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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탈리아 은행들 신용강등 ‘외풍’… 코스피 간신히 180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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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해외 변수가 또다시 시장을 뒤흔든 22일 코스피는 간신히 1800선을 지켜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가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시장은 금리인하보다 유동성을 원했지만 연준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외에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며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베팅한 글로벌 자금이 미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며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화 강세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당분간 대내외 변수에 휘둘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곳은 고질병과도 같은 유럽의 재정위기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이탈리아 국채 만기와 그리스 추가 자금 지원 여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에 대한 독일 의회의 투표 등 이달 말로 예정된 유럽 일정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유럽으로 고개를 돌리는 이유는 그리스 문제가 풀려야만 이탈리아나 스페인·미국 금융회사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유럽 은행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박스권에서 머무는 증시의 균형이 아래쪽으로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여부도 시장에 충격파를 미칠 수 있다. 동부증권 장화탁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주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정책 공조가 어떻게 이뤄지고 어떤 정책을 발표할지 주목해야 한다”며 “FOMC 회의처럼 예상한 수준이면 시장은 실망할 것이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 공조가 나오면 주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FOMC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여지를 남겨둔 만큼 길게 보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란 분석도 있다. IBK투자증권 곽현수 연구원은 “실업률과 경제성장률, 개인 소득과 소비 등 미국 내 각종 지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연준이 내놓을 수 있는 부양책이 여러 가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후 주가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FRB가 경기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로 돈을 푸는 3차 양적완화(QE3) 등의 정책 수단을 내놓을 수 있다”며 “여기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와 미 경제의 바닥 다지기가 확인되면 국제 금융시장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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