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생 이용 안 하는 호서대역 … 이름변경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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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배방역 입구. 역명에 호서대가 부기돼 있다.

“전철역 부기역명(附記驛名) 사용권을 조건 없이 반납하고 역명 표기 수정비용을 모두 대겠다는데도 받아들이지 않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충남 아산 호서대의 고민이다. 수도권 전철 배방역 부기역명 사용권을 1년 전부터 반납을 요구하고 있지만 코레일 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서대는 2009년 7월 코레일과 배방역 부기역명 사용 계약을 맺었다. 2012년 6월까지 3년간 ‘배방역(호서대)’의 형식으로 역 이름을 사용하는 내용이다. 부기역명은 배방역 간판, 수도권 전철역(75개)과 객차 안 노선도(5700개) 등에 사용하고 있다. 부기역명 사용에 따라 호서대가 코레일에 지불한 비용은 총 3000만원이다. 또 부기역 표시에 드는 비용(3000만원)도 전액 호서대가 부담했다. 수도권 전철은 2008년 12월 경부선 천안역을 경유, 장항선 아산시 신창역까지 연결됐다. 당시 아산 지역 대학들은 전철역 부기역명 사용권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아산지역 대학 재학생 가운데 수도권 출신 비율은 70∼80%나 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주요 통학 수단인 전철역에 부기역명을 사용하면 학교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호서대의 경우는 달랐다. 호서대는 아산역과 배방역 중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캠퍼스와 거리는 배방역이 7.5㎞, 아산역이 7.8㎞이다.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올 경우 아산역을 거쳐 배방역으로 향한다. 이 때문에 호서대 학생이 배방역까지 갈 필요가 없다. 호서대 김영권 대외협력과장은 “배방역을 이용하는 학생은 하루 10명도 안 되고 아산역을 이용하는 학생은 1만 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용자가 없는 배방역까지 학교 셔틀버스(1대)를 학기 중에 운행한다. 셔틀버스 운행에 따른 비용도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다. 부기역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할 수 없다. 호서대 관계자는 “부기역명 사용 신청 당시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은 대학 행정의 실수”라고 말했다.

 결국 호서대는 지난해 10월 코레일 측에 부기역명 사용 반납 신청을 했다. 부기역명 사용료를 한 푼도 돌려 받지 않고 부기역명 사용 반납에 따른 역명 표기 수정 비용도 전액 호서대가 부담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부기역명을 수정하려면 코레일로부터 허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코레일은 지금까지 호서대 측의 부기역명 사용권 반납을 거부하고 있다. 무조건 계약기간 동안 부기역명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코레일 광역사업처 김동진 차장은 “호서대와 계약서에는 중도 계약해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서대는 최근 “코레일이 부당 거래를 강요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김방현 기자

◆수도권 전철 천안∼아산 연장=2008년 12월 15일 개통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4900억 원을 들여 천안에서 경부선과 갈라지는 장항선 선형(線型)을 개량하고 아산 신창까지 16.5㎞ 구간에 전철을 깔았다. 이 구간에는 ▶봉명 ▶쌍용(나사렛대) ▶아산 ▶배방 ▶온양온천 ▶신창 등 6개 역이 운영 중이다. 신창까지는 수도권 전철이 하루 82회 운행한다. 서울역에서 신창역까지 소요시간은 2시간10분이다. 아산역에서는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과 연결, KTX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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