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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화 만들 돼지가죽 바쳐라" 주민에 종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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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민들로부터 돼지 가죽을 강탈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군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돼지고기를 팔 때 가죽은 국가에 바치도록 강요하고, 이를 어기면 고기를 빼앗고 벌금도 물린다.

6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최근 평안남도 평성 소식통은 "당국이 군인들의 군화생산을 위한 자재를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팔 때 가죽 부분은 무조건 국가에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군 고위급 간부들의 군화는 소가죽으로 만들지만, 일반 병사의 군화는 질이 낮은 돼지 가죽으로 만든다고 한다. 식량 배급도 원활하지 못한 판국에 돼지 가죽까지 갖다 바쳐야 하니, 주민들의 원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돼지 중에서도 수컷의 가격이 더 높다. 가죽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보통 돼지 한 마리에서 가죽의 무게는 수컷은 전체 몸무게의 10%, 암컷은 5% 정도다.

소식통은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팔려면 가죽을 국가에 줬다는 가죽 수매증이 있어야 매대에서 팔 수 있다"며 "수매증이 없는 주민들은 가죽을 벗기지 않은 채 고기를 팔려고 시장 구석구석을 숨어다니며 판다"고 전했다. 수매증 없이 고기를 팔다가 규찰대에 단속되면 고기를 전부 회수당하는 것은 물론 벌금까지 낸다고 한다.

그러나 당국은 정작 강제로 거둔 돼지가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최근 가죽 공장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생산이 중단되면서 수매사업소 창고에서 가죽이 썩고 있는 형편"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몰래 빼다가 음식 장사꾼들에게 팔아 사비로 쓰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주민들이 더욱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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