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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IB, 한국 성장률 평균 4%로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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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세계 경기둔화의 여파로 국내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UBS 등 9개 외국계 투자은행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0%로 한 달 전의 4.2%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한국 전망치는 일본을 제외한 주요 아시아 10개국 가운데 태국(3.9%)에 이어 가장 낮은 편이다. 중국이 9.1%로 가장 높고 홍콩 5.6%, 인도네시아 6.4%, 대만 4.9% 등의 순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6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3.8%로 0.7%포인트 낮췄다. UBS도 3.8%에서 3.3%로 0.5%포인트 내렸다.

 외국계 IB는 세계 경제둔화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대체로 일치했다. 하지만 그 영향의 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수출은 가격 면에서나 품질·브랜드 면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이 대외 변동성에 취약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구훈 골드먼삭스 전무도 “한국의 거시경제 여건을 봤을 때 세계 경기둔화에 크게 민감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권 전무는 내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데다 수출 비중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시장에 치우친 점, 국내 재고물량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적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은 세계 경기에 가장 취약한 시장”이라며 두 나라 주식시장의 투자 의견을 ‘비중축소’로 유지했다.

 국내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한 코스피·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106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는 6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11.7% 낮아졌다. 이들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6월 초 106조7940억원 ▶7월 초 102조6253억원 ▶8월 초 97조5879억원 ▶9월 초 94조3024억원으로 하락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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