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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이 가을 가방 하나 산다면 ‘클러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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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여자에게 가방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다. ‘잇백(it bag·그 당시 최고의 유행 가방)’을 손에 넣고 나면 다음 ‘잇백’이 위시 리스트(wish list·희망 구입 목록)에 오른다. 왜? 결혼식·휴가·소개팅 때는 물론이고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까지 최고의 스타일을 위해 필요한 가방은 늘 달라지니까. 올가을도 예외는 아니다. 벌써 어떤 브랜드가 유행할지, 어떤 디자인이 내게 어울릴지 여심은 가방으로 쏠린다. 그래서 준비했다. style&이 패션 피플 1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올가을, 당신이 가방을 하나 산다면’?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고 많이 신제품을 접하는 디자이너·스타일리스트·모델 등이 답했다. 물론 각자의 스타일에 맞춘 개인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큼지막하고 남성적인 클러치가 대세라는 것. 또 정장과 캐주얼 의상에 두루 적당히 걸칠 수 있는 클래식 디자인이 인기였다.

글=이도은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각 브랜드


1 ASH ‘가브리’
서정은(스타일리스트)

ASH는 빈티지 스니커즈로 매니어층이 있는 가방 역시 비슷하다. 어깨끈은 길고 가방은 각이 잡히지 않아 마치 쿠션 같은데 뭐든 다 들어갈 수 있을 듯 편안해 보인다. 빛바랜 듯한 회색 역시 오래전부터 써 온 ‘내 가방’ 같다. 옷차림을 검정으로 하고 이 가방을 매면 ‘프렌치 시크’ 그 자체다. 60만원대.

2 멀버리 ‘폴리푸시록’
이보현(슈즈브랜드 수콤마보니 대표)

새 가방을 살 땐 지금껏 없는 디자인을 고른다. 멀버리 ‘폴리푸시록’은 ‘가벼운 외출용’이라고나 할까. 특히 미니사이즈는 발랄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다. 또 사각의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정장이나 캐주얼에도 두루 어울린다.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도 가방 덕에 격을 갖췄다는 인상을 줄 것 같다. 150만원대.

3 셀린느 ‘러기지’
한혜연(스타일리스트)

다양한 옷·가방에 묻혀 살지만 명품을 고를 땐 ‘기본’을 선호한다. 이번 시즌에 나오는 단순하고 클래식한 토트백(손에 드는 가방)은 세월이 지나도 촌스러울 것 같지 않다. 중간톤 컬러의 조화가 고급스럽고 우아해 보인다. 원피스나 슈트에 매치하면 정통 클래식룩을 완성할 수 있겠다. 9월 판매 예정.

4 펜디의 ‘카멜레온’
최지형(쟈니헤이츠재즈 디자이너)

노란색과 겨자색이 함께 있는 디자인이 맘에 든다. 검정·갈색이 아니면서 컬러가 ‘적당히’ 튀는 가방을 찾고 있던 차에 눈에 들었다. 디자이너들은 워낙 어디를 가도 이것저것 챙겨 넣는 게 많기 때문에 사이즈(35㎝×25㎝)도 마음에 든다. 면바지에 하늘하늘한 블라우스, 넉넉한 코트를 입고 들면 딱일 것 같다. 290만원대.

5 알렉산더왕 ‘로코’
배승연(steveJ&yoniP 디자이너)

디자인도 특이하지만 가격(120만원대)도 적당하다. 어깨끈이 있어 뚝 늘어뜨리기 좋고 가죽이 워싱 처리돼 있어 자잘한 긁힘은 잘 티가 나지 않겠다. 바닥에 작은 징을 촘촘히 박아 놓아 움직일 때마다 금속이 슬쩍슬쩍 반짝거린다. 이 가방을 들고 금속팔찌나 징 박힌 스니커즈를 짝지으면 ‘소심한 로커’로 보일 만하다.

6 미우미우 ‘카모시오 마테라세’ 클러치
최준영(에스팀 소속 모델)

화보 촬영을 하면서 대부분의 브랜드를 섭렵했다. 그중 ‘진짜 갖고 싶다’ 했던 것이 ‘카모시오 마테라세’다. 이 클러치만큼 감촉이 부드러웠던 것은 없었다. 주름이 잡힌 스웨이드가 손에 착 감긴다. 그러면서도 너무 어른스러워 보이지도 않는다. 청바지부터 드레스까지 두루 어울려 구두와 색깔을 맞추면 될 듯싶다. 가격 미정.

7 H.R 해골 클러치
김태은(패션화보 포토그래퍼)

얌전해 보이고 깔끔한 디자인보다는 화려하면서도 펑키한 느낌을 좋아한다. A4사이즈의 평범한 사각형이지만 왼쪽 위에 박힌 큼지막한 해골 장식이 눈길을 확 잡았다. 스와로브스키가 촘촘히 박혀 있어 특유의 기괴함을 누그러뜨려 줬다. 이 클러치 하나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대용이 되지 않을까. 30만원대.

8 프라다 ‘피토네 루시도’ 클러치
정진아(패션지W 에디터)

지난해부터 클러치를 눈여겨봤다. 한데 대부분이 서류가방처럼 반듯하고 색깔도 거의 단색이라 내 눈에 뭔가 심심해 보인다. 그러다 ‘피토네 루시도’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화려한 파이톤(뱀피) 소재에 모서리가 둥근 도시락통 모양이라 귀엽기까지 하다. 캐주얼한 옷과 입으면 멋있을 것 같다. 가격 미정.

9 페라가모 ‘엘리스’ 클러치
이정금(패션지 슈어 비주얼디렉터)

올가을 대세는 클러치다. 그것도 손바닥만 한 크기가 아닌, 남자 서류가방처럼 큼지막한 사각 클러치 말이다. 엘리스 클러치는 그런 트렌드를 제대로 따랐다. 이런 클러치에는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어도 좋고 검정 배기팬츠에 하이힐을 신고 들어도 멋질 것 같다. 가끔은 남편에게 빌려 줄 수도 있겠다. 250만원대.

10 겅트의 원색 클러치
이수미(패션블로그 ‘스타일피쉬’ 큐레이터)

‘잇백’ 하면 해외 명품을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도 괜찮은 것이 많다. 겅트의 원색 클러치가 그런 제품이다. 앞면은 오렌지색, 뒷면은 회색으로 원색과 무채색이 같이 있어 옷차림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 단정한 화이트 셔츠에 이런 클러치 하나로 포인트를 대신해도 좋을 것 같다. 1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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