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방파제 ‘100년 철갑’ 두른다

중앙일보

입력 2011.08.2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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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한민국 핫코너’인 전남 신안군의 가거도항 방파제. 1978년 착공 후 30년간 1325억원이 투입된 기록적인 건축물이다. 가거도 주민들은 2008년 수차례의 보강공사 끝에 방파제가 완공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태풍의 공포에서도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 때 방파제가 30m가량 무너진 데 이어 올해는 태풍 ‘메아리’와 ‘무이파’로 또 피해를 봤다. ‘무이파’ 때는 방파제가 220m나 부서지고 방파제 보호용 테트라포드(TTP·일명 ‘사발이’) 2000여 개가 유실됐다. 가거도 주민들의 ‘30년 꿈’이 다시 ‘자연의 힘’ 앞에 무너진 것이다. <본지 7월 1일자 18면, 8월 11일자 16면>

 이런 가거도 방파제가 ‘100년 빈도’의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보강된다. ‘100년 빈도’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태풍을 의미한다. 서해어업관리단은 강력한 태풍과 파도에 견딜 수 있도록 가거도 방파제를 애초 설계 때보다 6m가량 높이는 등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방파제 보호용 TTP도 기존 64t짜리에서 80t짜리로 보완된다. 예상 공사비는 600억원이다.

 가거도 방파제는 78년 착공 당시 설계파고 8m에 유속·수심 등을 감안해 높이 10m로 설계됐다. 이후 2000년 태풍 ‘프라피룬’ 때 방파제 64m가 유실되자 제방을 12m(설계파고 8.4m)로 높였다. 이는 50년 빈도의 태풍에 견딜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태풍의 힘이 훨씬 강해지면서 이 정도 방파제도 견딜 수 없었다.

 통상적으로 설계파고가 12m일 경우 방파제의 실제 높이는 16m 이상이 적용된다. 따라서 가거도 방파제는 현재 12m에서 4m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남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45㎞ 떨어진 가거도는 태풍의 진로 한복판에 위치해 태풍 때마다 큰 피해를 봤다. 가거도를 대한민국 핫코너(Hot Corner·강한 타구가 많이 날아가는 3루 구간을 말하는 야구용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안=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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