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김정일 표적지’ 시비 노동신문 “김관진 즉시 처형”

중앙일보

입력 2011.08.10 03:00

업데이트 2011.08.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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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테러 위협이 제기된 가운데 김 장관을 태운 승용차가 9일 저녁 경호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국방부 청사를 떠나고 있다. [안성식 기자]


북한의 김관진(62) 국방부 장관에 대한 테러 움직임은 김 장관의 대북 강경 태도 때문으로 보인다. 당국은 아직 누가 나섰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부터 문제 삼았다. 김 장관이 당시 청문회에서 “ (북한 도발 시)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 관영매체는 “제정신이 아닌 도발” “전쟁 미치광이, 민족 반역자”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6월 6일자 노동신문에서 “김관진을 비롯한 군사불한당들은 즉시 처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지 6월 27일자 4면.

 북한은 김 장관이 취임 이후 북한 도발 시 자위권 차원에서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을 즉각 타격하는 원칙을 세운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김 장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계하며 대비를 강조했다. “북한의 우리 도심 지역 및 원전시설 테러 가능성” “농협 해킹의 배후는 북한일 것”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북한이 김 장관을 눈엣가시로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김 장관이 집무실에 북한의 김영춘(75)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부 장관)과 서해 쪽을 관장하는 김격식(71) 4군단장의 사진을 걸어 놓고 항재전장(恒在戰場) 의식을 다지고 있는 점도 북한을 자극했을 수 있다.

 지난 6월 초 알려진 우리 예비군 부대의 김정일·김정은 부자(父子) 표적지 사용은 북한이 직접 김 장관을 겨냥한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자를 신격화하는 북한체제 속성상 대남기관이나 군부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그냥 넘기기가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각 기관 사이에서 충성경쟁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당시 ‘범죄자들을 즉시 처형하라’는 기사를 통해 “공화국(북)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것은 엄청난 죄악”이라며 "괴뢰 국방부 장관 김관진을 비롯한 군사 불한당들은 즉시 처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죄행에는 절대로 시효가 없으며 우리는 이명박 역적패당이 이번 중대사건의 책임을 지고 (김 장관이) 처형될 때까지 군사적 보복을 계단식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북)가 찾게 된 최종 결론”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글=정용수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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