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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피해 비껴간 하늘 아래 편안한 곳, 天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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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마는 유난히 심했다. 충남 지역은 물론 전국이 물바다가 돼 난리였다. 천안시가 수 년 전부터 벌인 재해예방사업이 큰 피해를 막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영회 기자]


최근 중부 지역 폭우로 충남 도내 곳곳이 큰 피해를 봤지만 천안은 별다른 수해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진행된 수재 예방사업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일 천안시에 따르면 6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천안 지역에 총 1019.5㎜의 비가 내렸다. 7월 한 달 강우량만 645㎜를 기록했다. 7월 3일 하룻동안 85㎜, 7일부터 15일까지 340㎜가 퍼부었다.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누적 강우량은 1382㎜로 이미 천안의 연평균 강우량 1200㎜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비 피해는 적은 편이었다. 천안시 재난안전과가 5일 현재 파악한 관내 수해 피해액은 1600여 만 원이다. 주로 농작물과 산림작물이 피해를 당했다.

 같은 기간 천안과 함께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충남도내 다른 지역의 피해 규모는 천안보다 훨씬 컸다. 부여군 부여읍 중정리 왕포천이 범람해 마을 진입로와 주택 3가구가 침수됐다. 고립된 3가구 4명이 구조되고, 5가구 10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택시 한 대가 침수돼 택시기사 김모(48)씨와 승객 등 3명이 119구조대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다.

 홍성군 홍성읍 옥암리 29호 국도 옆 경사면의 흙이 도로를 덮쳐 2시간여 동안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공주에서는 우금티터널 입구가 무너져 차량 한 대가 매몰됐다. 금산군 남이면 하금리에서는 지방도로 50m가 유실됐고, 이 지역 도로 23곳 855m가 비에 휩쓸렸다. 논산 노성천과 연산천 등 하천 22곳의 둑 1360m가 무너졌다. 특히 금산과 계룡·공주·서천 등 18곳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산림 1㏊가 훼손됐으며, 농경지도 서천 3103㏊와 논산 125㏊ 등 모두 5287㏊가 물에 잠겼다.

  천안 지역의 지난해 여름 강우량은 올해보다 적었지만 피해는 더 컸다. 지난해 7월 10일부터 18일까지 총 강우량은 282.1㎜. 이때 북면 제방 일부가 유실됐고, 도로 곳곳이 파였다. 시내 하천변에 있는 체육시설 일부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천안시는 올해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적었던 가장 큰 이유를 재난 예방사업 효과로 들었다. 2008년 10억여 원을 투입해 목천읍 서흥1리 상역골천 제방 등 17개소를 보수했다. 2009년에는 9억2000여 만 원을 들여 목천읍 천정리 승천천 등 하천 12곳 정비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14억 원을 투입해 성남면 대흥2리 소하천 등 16곳의 정비를 완료했다. 올 들어서는 성거읍 송남리 소하천 등 17개소에서 재해 예방사업을 벌이고 있다. 업성동 하천 재해 예방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비 12억여 원을 책정했다.

  이와 함께 시는 수 년 간 계속해 온 하천 정비사업도 수해 예방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시내를 관통하는 원성천과 성정천 일대는 상습 수해지역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직강공사와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등을 통해 물줄기를 바로잡고 하천 폭을 넓힌 덕에 유속이 느려져 범람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천안시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다른 지역 못지않게 많은 비가 내렸지만 수해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몇 년 전 유속을 차단했던 도심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호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천안천과 원성천 정비가 마무리 돼 도심 지역 범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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