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맞는 체험활동 찾기 나선 ‘캠프나라 지역단 어머니회’

중앙일보

입력 2011.08.07 20:30

업데이트 2011.09.21 23:55


자녀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게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도록 돕기 위해 엄마들이 뭉쳤다. 지난 5월 17일 발족한‘한국청소년연맹 캠프나라 지역단 어머니회(이하 어머니회)’가 그것이다. 어머니회는 회원들이 개인적인 사회 경험과 인맥을 공유해 자녀들에게 체계적인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모임이다. 지난달 26일 어머니회 회원인 김희진(42)·백은옥(50) ·임지은(38)씨를 만나 체험활동 지도에 나서게 된 사연을 들었다.

자녀의 특성을 잘 아는 부모가 함께해야

체험활동은 예전에도 많았다. 휴일이면 곳곳에서 체험학습이 진행됐다. 초·중생들은 박물관 등에서 전시물을 견학하거나 관련 체험 강좌에 참여하는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고교생들은 주로 진로와 적성을 탐색하는 활동을 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활동이 입시에 필요한 시간과 점수를 채우는 데 치우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더욱이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인성·진로 교육과 체험 활동을 강화한 창의적 체험활동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 확대됐다.

어머니회 회장인 김희진씨는 “당시 학교와 교사들도 새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학부모들의 문의에 답변을 못했을 정도였다”며 “이런 답답함을 해결하고 회원들의 체험학습 경험을 나누려고 나서게 된 것”이라고 모임을 만든 동기를 설명했다.

어머니회는 당시 캠프나라 소속 엄마기자단 6기 서울·경기지역 회원들이 주축이 됐다. 캠프나라는 문화관광부 산하 비영리 기관인 국제청소년문화협회의 캠프인증기관이다. 어머니회 부회장인 백은옥씨는 “체험학습 교육기관들을 감시하는 엄마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각 교육기관이 제공하는 단기 프로그램으로는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목표와 진로계발 의지를 심어주기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의 소질과 특성을 가장 잘 아는 부모가 장기 계획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로 맞춘 단계별 체험으로 동기 심어

어머니회 회원들은 자녀들의 진로에 따라 동아리를 만들었다. 정치·법률 분야의 ‘로하이’, 의료의 ‘도토리’, 과학의 ‘사이언티어’, 역사의 ‘역사속으로’와 ‘행복한 동행’, 연예스포츠의 ‘볼렌터스’와 ‘안젤로’, 도·농교류 봉사인 ‘유기농 봉사단’ 등으로 구성했다.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어머니 회원들이 각 동아리 대장이 돼 자율적으로 만든다. 프로그램운영은 어머니 회원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보건교사로 근무하는 김현주씨가 도토리부대장을 맡아 의료 분야로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의료계 시설들을 섭외한다. 필요하면 다른 어머니 회원의 소개도 받아 체험 기관을 찾아간다.

백씨는 “원무, 간호, 진료, 약 제조, 진료기기 운용 중 어떤 분야를 체험할지를 사전에 병원과 조율한 뒤 학생들이 해당 분야의 견학과 실습을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한의학에 관심 있는 도토리 중·고교생 회원들은 지난달 20일 충북 음성에 있는 한독의약박물관을 방문했다. 도토리 대장인 권영란(39)씨는 “약 분류와 탕 조제까지 실습도 하고 약품정리 등 봉사활동도 했다”며 “진로에 맞춰 체험학습과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의지와 동기부여 효과가 높다”고 자랑했다. 8월 중순에는 인천의 한 병원과 협의해 장기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2일엔 정치가와 법률가를 꿈꾸는 로하이 회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발의부터 제정까지 법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사당을 견학했다. 국회의원도 만나 진로에 대한 간담회도 가졌다. 로하이 운영을 맡은 김희진씨는 “자녀에게 진로를 먼저 묻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 단계별로 수준을 높여갈 수 있어 창의적 체험활동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학부모 20명으로 발족한 어머니회는 최근 학부모 65명, 학생 100여 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여기에 서울지역 강일고·삼성고·서울국제고·잠신고·한영고 고교생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교육봉사 동아리들까지 최근 합세했다.

사회성 기르고 꿈도 구체화해

어머니회가 활성화하면서 눈에 띄게 바뀐 것은 아이들이다. 체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활동 전후에 스스로 공부하는 태도도 보이고 있다. 사이언티어 부대장인 임지은(38)씨는 “초등학생인 맏아들이 학교 생활엔 관심이 없고 과학책만 읽어 사회성이 부족할까봐 걱정이 컸다”며 “아이가 로봇제작과 과학토론 체험활동에 참여하면서 다른 아이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백씨의 중학생 아들은 초등생 학습지도봉사에 함께 참여하는 고교생 형들과 운동하고 친분을 쌓으면서 더 활발해졌다. 백씨는 “외동아들이라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최근 생각하는 폭도 넓어지고 태도도 의젓해지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대견해했다.

법률가를 꿈꾸는 김씨의 중학생 딸은 변호사를 만나 멘토링을 받고부터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변호사가 되는 꿈을 키우고 있다. 김씨는 “목표를 정한 후 수업과 공부에 열심”이라며 “초등생 아들도 예전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다가 요즘 휴대전화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다”고 만족해했다. 어머니회 체험활동에 참여하려면 온라인 카페(cafe.naver.com/campnara)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사진설명] 1.정치·법률 동아리 로하이의 대장인 김희진(가운데) 한국청소년연맹 캠프나라 어머니회 회장이 학생들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견학·체험하고 있다.2.한국청소년연맹 캠프나라 어머니회의 백은옥 부회장, 김희진 회장, 임지은씨(왼쪽부터).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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