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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걷기∙수영만큼 허리에 좋은 운동이 있다

중앙일보

입력

생활 속 재활의학

진료실에서 척추 디스크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마도 "운동 열심히 하세요"일 것이다. 그러면 환자 열분 중 절반이상이 "걷기나 수영이 좋지요?"라고 되묻곤 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 걷기나 수영은 허리 강화에 도움이 되는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뒤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수영이나 걷기보다 디스크 치료와 예방에 더 좋은 운동이 있다.

재활의학과에서는 물리치료 이외에도 필요시 수술 없이 척추 디스크를 주사 치료를 하거나 또는 1mm 정도의 가는 관을 삽입하여 탈출된 디스크를 빼내고,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척추 진료를 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말 중의 하나는 바로 ‘운동’이다.

척추 시술 뿐 아니라 척추 수술로도 현재의 병변을 제거하거나 완화 시킬 수 있을 뿐이지 척추 디스크에 이상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치료 이후에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 시켜서 재발을 방지하지 않으면, 멀지 않아 진료실을 다시 찾게 되기가 쉽다.

그러면 과연 어떠한 운동이 걷기나 수영보다 허리에 더 좋을까? 그것은 척추 주위에 바로 붙어서 아래, 위의 척추를 단단히 고정하면서 자세를 잡아 주는 "척추 주위근육 강화 운동" 이다. 우리가 감자탕을 먹을 때 척추 사이 사이에 있던 작은 근육들은 떠올리면 된다.

척추는 김연아 선수의 피겨 연기에서 보듯, 매우 유연하게 굽혀져야 할 때도 있고, 장미란 선수의 역도 경기에서 보듯, 300Kg이 넘는 하중을 견디면서 단단하게 버텨야 할 때도 있다. 즉 유연하게 움직이면서도 하중을 받을 때는 단단하게 고정되어 몸의 대들보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처럼 척추가 대들보 역할을 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이 감자탕을 먹을 때, 척추 뼈 사이사이에 붙어있어 먹기 어려웠던 척추 주위 근육들이다. 걷기나 수영으로는 이 중요한 척추 주위의 근육을 충분히 강화시킬 수 없다.

그러면 어떠한 운동이 이토록 중요한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척추를 잘 잡아 줘서 디스크에 이상이 생기지 않게 예방과 재발을 막아 줄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척추주위근은 척추 자세가 바뀜에 따라 계속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오랫동안 척추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평상시 허리를 곧게 편 바른 자세를 가진다면 자연스럽게 튼튼해질 수 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따로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강화 운동은 의자 높이 정도의 짐볼(커다란 운동볼) 위에 두발은 올려놓고 바닥에 누은 자세에서 천천히 허리에 힘을 주면서 들어 올리는 것이다. 통증이 없는 정도까지 들어 올리고 유지한다. 점차 능숙해지면 바닥에는 어깨만 닿고 발까지 몸을 일자로 만들 수 있다. 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단하게 허리 근육이 잡아 줘야하며 흔들리는 볼이 계속 자세 변화의 자극을 주기 때문에 척추 주위 작은 근육에 매우 좋은 운동이 된다.

일자로 만든 후 20초를 유지하고 천천히 내려오기를 10회를 반복하면 된다. 10회씩 아침, 저녁 그리고 자기 전 하루 3회 정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집에 짐볼이 없는 경우에는 간단히 무릎을 적당히 굽히고 천장을 보며 누운 상태에서 허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들어 올려도 된다. 잘되는 경우 점차 난이도를 높여 바닥에 디딘 한 발은 들어 한 발로만 운동을 할 수 있다. 한 발로만 자세를 유지하게 되면 마치 볼 위에 발을 올려놓은 것처럼 미세하게 흔들려 척추 주위근육에 같은 자극을 줄 수 있다. 한발로 딛고 어깨부터 무릎까지 일자를 유지하는 운동을 해보면, 넘어지지 않고 이 자세를 유지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볼 없이도 효과적으로 척추 주위근육을 강화하여 디스크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허리를 유지할 수 있다.

<대한재활의학회 제공>

도움말 주신 분들
: 이상헌(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준성(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박기영(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서경묵(중앙대학교병원), 서정환(전북대병원), 성덕현(삼성서울병원), 안상호(영남대학교의료원), 이종인(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선근(서울대학교병원), 최경효(서울아산병원).

* 가까운 재활의학과 진료병원에 관한 정보는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http://www.kar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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