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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열린 광장

100세 시대 맞이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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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희주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얼마 전 은퇴 시니어들이 실습생이 돼 첫 근무를 시작한 현장을 방문했다. 은행 지점장으로 은퇴했던 이들이 빈곤층에 소액대출을 해주는 사회연대은행에 실습을 나온 것이다. 단순한 여가생활로 노후를 소비하기보다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사회에 기여하길 바라는 은퇴자와 그들의 지식이 필요한 민간단체 모두의 바람이 이뤄지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는 약 712만 명에 달한다. 그들의 은퇴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은퇴는 점점 더 빨라지고, 은퇴 후의 삶은 더 길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이제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넘길 수 없게 됐다.

 행복한 노후는 모두의 꿈이다. 건강하고 활기찬 ‘100세 시대’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는지에 달려 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나만의 노하우를 사장시키는 일 없이 사회에 공헌하며, 보람 있는 일에 헌신할 수 있다면 이보다 행복한 노후가 있을까. 베이비붐 세대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교육 수준과 사회참여 욕구 또한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가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설계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전문성과 경험을 경제 신성장 동력으로 환원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앙코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사회복지시설,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등 비영리 부문의 일자리로 연계해 이들의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이다. 또 국민연금공단에 행복노후설계센터를 개소해 생애전환기별 맞춤형 노후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를 자신의 경륜과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최희주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