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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정보공개 세계 첫 도입 스웨덴 … 복지국가로의 도약도 앞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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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왜 언론자유, 자유언론인가
손태규 지음, 기파랑
404쪽, 2만8000원

‘빛바랜’ 화두를 다시 꺼낸다. 책은 한국 사회에선 이미 ‘옛날 이야기’로 취급받는 언론자유와 자유언론의 가치를 일깨우려 한다. 저자는 그러나 도덕과 정의에 호소하던 옛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대신 ‘실용성’에 주목한다. 세계 각국의 사례를 통해 언론자유가 한 나라의 정치발전과 경제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여준다.

 요컨대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일수록 언론자유 지수(순위) 역시 높게 나타난다. 저자는 “어느 나라도 언론자유와 자유언론 없이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유언론은 보다 나은 제도와 정책을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또 경제성장의 토대인 정보·지식의 자유로운 소통을 촉진한다.

손태규씨

 책은 각국의 법 환경도 분석한다. “언론자유는 사법부의 보호 없이 실현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연방대법원이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을 적극 보호한 미국에선 정부의 비리를 파헤치는 탐사보도가 발전했다. 반면 명예훼손법이 엄격히 적용되는 영국의 미디어들은 공직자에 대한 의혹 제기 보다 가십에 치중했다.

 언론자유와 정보공개 원칙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1766년)한 스웨덴은 모범적인 복지국가로 발전했다.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한국도 권력의 물리적인 언론 탄압은 사라졌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정보 공개를 꺼리고 비판 언론에 대한 소송을 남발한다. 법원은 언론자유 대신 언론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저자는 자유언론을 소금과 햇볕으로 비유한다. “사람은 소금만 먹고 살 수 없다. 햇볕만 쬔다고 살 수 없다. 그러나 소금 없이는, 햇볕을 받지 않으면 누구도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언론자유와 자유언론은 “과거의 낡은 유물”이 아니라 “현재의 가치이며 미래의 가치”라는 게 일관된 문제의식이다. 저널리즘 박사이자 일간지 기자 출신인 저자는 현재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방송통신심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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