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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비즈니스] 초경량 탄소섬유 개발 … 에너지 절약 길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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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효성은 3년간 진행해온 연구개발(R&D)의 결실을 거뒀다. 독자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10배나 강한 첨단 신소재다. 항공기와 우주선 등에 쓰인다. 미래형 친환경차의 몸체와 각종 부품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워낙 가벼워 자동차에 쓰이는 강철을 전부 탄소섬유로 대체할 경우 기름이 30% 덜 든다. 전기차에 적용하면 한 번 충전해 더 오래 달릴 수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진 친환경 소재여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개발에 몰두했으나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도레이 등 일본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효성이 개발 성공이라는 낭보를 알린 것이다. 수년 전부터 ‘친환경’이 생산과 소비의 키워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이 분야 R&D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최근 대구에서 열린 친환경 섬유 전시회에서 효성 직원(왼쪽)이 폐그물 등을 재활용해 만든 원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제품은 국제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효성은 1차로 2013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전주 친환경복합산업단지에 탄소섬유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0년까지는 1조원 가량을 더 투자한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품질과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탄소섬유를 개발해 2020년에는 글로벌 톱 클래스 반열의 탄소섬유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효성은 이보다 앞선 2007년 말과 2008년 초에 각각 고기잡이 그물과 페트(PET) 병에서 섬유 원사를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부분 바다에 버려져 해양을 더럽히는 주범으로 지목받아온 고기잡이 그물을 훌륭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폐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점뿐 아니라 생산 공정도 친환경적이다. 일반 나일론 원사를 만드는 공정에 비해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를 30%가량 덜 뿜는다. 이 기술로 만든 원사는 네덜란드의 친환경 인증기관인 컨트롤 유니온으로부터 글로벌 재생 표준(GRS) 인증을 받았다. 컨트롤 유니온이 부여한 GRS 인증으로는 세계 1호다.

효성은 이와 함께 풍력발전 시스템과 전기차 충전 설비, 전기차용 모터 등도 자체 개발했다. 전기차용 모터는 국내 첫 전기차인 현대자동차의 블루온에 공급했다. 풍력발전의 경우 2000가구가 쓸 전기를 생산하는, 5MW급 대형 해상풍력발전 개발 국책 과제의 주관 업체로 선정돼 현재 관련 기기들을 개발하고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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