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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0.1점에도 민감” … 고교, 성적 재검증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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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천세영 원장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서 내신 성적 오류가 발생한 중·고교 명단이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25일 해당 학교는 방학 중에도 성적을 정정하느라 분주했다. 뒤늦게 성적 오류를 알게 된 학교들은 당황해 하며 잘못된 과목 성적 재산출에 나섰다.

 서울 K여고 교감은 “인문계 6개 반 200명의 성적을 재검증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0.1점에도 신경을 쓰고 수시에서 학생부 성적 반영비율도 높아졌기 때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고 관계자는 “수시 원서를 거의 써가는 상황이고 학교장 추천자도 결정됐는데 내신 등급 변경이 있을까 우려된다”며 “성적을 다시 내봐야 어떤 학생이 변화가 있을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다음 달 시작되는 수시모집을 앞두고 고 3 학생들의 진학 상담과 서류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걱정했다. 서울 M고 교사는 “올해는 수시모집이 빨라 3학년 면담이나 서류 준비를 서둘러야 해 일정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한 사립고 교사는 “등급이 내려가는 학생과 학부모는 정부의 성적 관리 시스템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고 지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이스 관리 책임자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천세영 원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학술정보원은 디지털 교과서 개발과 나이스 관리 등 교육정보화 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학술정보원은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부 관계자는 “13일 중학교에서 무단 결시 학생의 성적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신고했으나 학술정보원 실무자가 해당 학교만 정정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19일 고교에서 동점자 성적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오자 그제야 전체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학술정보원 내부에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도 올 초부터 교사들의 나이스 관련 지적이 많았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책임론이 불거지자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이날 “고 3은 내신 등급이 바뀌는 659명에게 26일까지 개별 통보해 입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탁·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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