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성장동력 충분 … 경착륙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22일 서울 KDI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중국 금융세미나’에 참석한 중국 경제학자들은 “올 하반기에는 주택가격과 인플레가 안정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일축했다.


세계 경제가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서방 일각에서는 ‘하드랜딩(경착륙)’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의 잠재 경제성장률은 9.5%에 달했지만 앞으로 10년 동안은 8% 정도에 그칠 겁니다. 조정은 불가피하지요. 그러나 9.5%에서 8%로의 둔화를 하드랜딩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중국 경제에는 아직도 성장동력이 충분합니다.”

 장샤오징(張曉晶·장효정) 중국사회과학원 거시경제연구소 소장은 22일 한국개발원(KDI)에서 열린 ‘중국 금융시스템의 현안 및 전망’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드랜딩은 없다’는 얘기다. 그는 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은 생산성 향상에서 비롯됐다”며 “중국은 내수 확대, 국유기업의 독점 및 민영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사회과학원 거시경제연구소의 위치로 볼 때 이번 발언은 정책 당국의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 분야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지적됐다. 조만 KDI 교수는 “중국 시중은행의 GDP 대비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론) 비율은 2009년 9월 20% 선에서 지금은 28%로 급격히 높아졌다”며 “그러나 대출의 90%를 공상은행·건설은행 등 4대 국유 상업은행이 장악하고 있기에 부동산발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딩즈제(丁志杰·정지걸) 대외경제무역대학 금융학원 원장은 “지난 수년간 추진된 금융기관 채무조정에 힘입어 주요 국유 상업은행의 불량채권 비율은 2000년대 초의 40% 수준에서 지금은 2.8%로 떨어졌다”며 위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딩 원장은 그러면서도 “금리 자율화가 이뤄지지 않아 자금이 비효율적인 분야로 흘러가는 등 금융시스템은 여전히 많은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안(元)화 국제화와 관련해 쉬치위안(徐奇淵·서기연)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위안화 금리가 서방 화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중국 금융시장에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KDI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외 전문가 50여 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우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