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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중국의 “스마트파워”전략

중앙일보

입력

중국정부는 외국국민을 대상으로 좋은 이미지와 지지를 얻기 위한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인 2021년을 앞두고 중국이 진정한 세계정상의 책임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세계 도처에 공자학원을 만들어 중국의 언어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워싱톤 컨센서스” 실패의 대안으로 지금까지 서구 국가들이 주도해 온 개발협력 모델과는 다른 “베이징 컨센서스”를 만들어 개도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배려한 지원을 통해 현지 주변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는 공공외교를 강화해 왔다.

중국의 이러한 “매력공세(charm offensive)"에 많은 나라들이 즐겁지만은 않는 것 같다.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과잉 관심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이러한 중국이 자원을 확보하려는 과거 서구의 제국주의가 연상시킬 수도 있다.

지난 해 댜위다오(釣漁島) 영토문제로 일본과 사이가 나빴을 때 중국이 희토류 광물의 對일 수출을 제한한다는 보도가 있어 일본 산업계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다. 이러한 사태는 일본뿐만 아니라 비슷한 처지의 많은 국가들을 놀라게 하였다. 중국이 주변국과의 제반 문제를 하드파워로 풀려고 한다면 주변국은 오히려 단합하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펼지도 모른다.

중국이 성장하는 경제와 함께 나타나는 새로운 하드파워의 과시는 중국이 주변국과 사이좋게 지내려는 진정한 의도에 불신을 잉태시킨다. 특히 하드파워에 관계된 중국 지도자들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가 엉뚱한 곳에서 나쁜 반응을 불러 올 수 있다. 중국이 우수한 문화와 오랜 역사의 맏형으로서 자세를 낮추고 부드러운 공공외교를 강화할 때 주변국 국민의 환심을 살 수 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중국 격언처럼 중국은 이러한 소프트 파워를 통한 “스마트 파워”의 전략을 가져야 한다. 지난 30년간 중국의 성장에 많은 국가들은 환영하면서도 우려하는 두가지 감정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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