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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뒤진 9회 말 이승엽이 홈런을 쳤다” … 이게 바로 야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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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 30주년을 기념해 최근 야구인과 언론·팬 투표로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 10’을 선정했다. 본지는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뽑힌 레전드 올스타들로부터 가장 빛나는 추억을 들어봤다. 선동열 삼성 고문(투수)을 제외한 9명의 레전드가 뽑은 명장면들을 소개한다. 그들이 걸어온 길이 곧 한국야구의 역사였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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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_ 외야수

"200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이 가장 뿌듯하다. 프로 입단 10년 만에 맛본 감격이었다.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2패로 앞서다 6차전에서 밀리고 있었다. 그러다 6-9로 뒤진 9회 말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이순철_ 외야수

"1996년 해태는 선동열의 일본 진출, 김성한의 은퇴로 꼴찌 후보로 꼽혔다. 정말로 5월 초까지 꼴찌로 처졌다. 그때 고참들이 “두 선수가 빠졌다고 우승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바보 소리를 듣는다”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결국 7월 말 단독 선두로 나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박정태_ 2루수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승리는 기적이었다. 당시 롯데는 4차전까지 1승3패의 열세였다. 5차전에서도 9회 초까지 3-5로 뒤지다 역전승했다. 이후 롯데는 나머지 3경기를 내리 1점 차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로 뭉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걸 느꼈다.”

이만수_ 포수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82년 3월 27일은 내게는 더욱 특별한 날이다. MBC와의 경기에서 프로야구 첫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영원히 남지 않겠는가.”

장종훈_ 1루수

"86년 연봉 300만원짜리 연습생으로 빙그레에 입단해 이듬해 4월 12일 대전 해태전에서 데뷔했다. 2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2-2 동점이던 연장 10회 2사 만루 찬스가 내게 왔다. 무척 긴장했다. 볼넷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해내 너무나 기뻤다.”

김기태_ 지명타자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전을 치른 날이 기억에 남는다. 1991년 4월 5일 빙그레전이었다. 5회 한희민 선배를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뽑아냈고, 9회에도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점은 희생플라이로 올렸다.”

김재박_ 유격수

"77년을 잊을 수 없다. 실업야구 한국화장품의 창단 멤버로 타율·홈런·타점·도루·3관왕상(타율·타점·홈런)·신인상·최우수선수(MVP)상까지 7관왕을 차지했다. 그해 11월에는 니카라과에서 열린 슈퍼월드컵에서 한국 야구의 국제대회 출전 사상 첫 우승을 맛봤다.”

한대화_ 3루수

"82년 9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 일본과의 결승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2 동점에서 8회 결승 3점 홈런을 쳤다. 당시는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때였다. 온 국민이 좋아하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장효조_ 외야수

" 74년 봉황대기 고교대회 재일동포팀과의 결승전이 기억에 남는다. 경기 이틀 전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했다. 이 사건 때문에 온 국민이 재일동포와의 경기를 저격사건의 한풀이 장으로 생각했다. 불안하고 걱정스러웠지만 대구상고가 10-5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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