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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 나의 별 ⑦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조승민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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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장충초등학교 실내체육관.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종별남녀탁구대회를 앞둔 탁구부 선수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 틈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한 학생이 눈에 띄었다. 바로 국가대표 상비군 소속 조승민(청운중 1)군이다. 좌우를 빠르게 옮겨가며 탁구채를 휘두르는 조군의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조군이 연습에 몰입한 탓에 한 동안 기자는 인터뷰를 미루고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조군이 처음 탁구채를 잡은 것은 6살 때다. 아마추어 탁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탁구를 할 기회가 많았다. 본격적으로 탁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였다. 선생님은 탁구를 좋아하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운동신경이 뛰어났던 조군의 남다른 재능을 알아봤다. 부모님도 조군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조군에게 있어 탁구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었다. “처음에 탁구를 좋아하게 된 건 운동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 덕이었어요.” 조군은 빠르게 성장했다. 탁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듬해 교보생명컵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한 조군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07년 첫 우승을 하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평소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라이벌을 이겼거든요. 이길 확률이 없어서 마음을 편히 먹고 경기에 임했는데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이후 조군은 전국초등학교 탁구대회·전국남녀학생종별대회 등에서 우승컵을 휩쓸었다. 그는 매일 8시간씩 강도 높은 연습을 강행했다. 주변에선 그를 탁구신동이라 불렀지만 그 이면에는 피나는 노력이 숨어 있었다. 작년 8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 호프스 선수권대회에서도 조군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탁구강국 중국. 조군은 경기에 앞서 크게 심호흡을 한 번한 후 담담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결과는 우승.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같은 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한 이후 16년만에 이룬 쾌거였다.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승민이 형의 뒤를 이은 것 같아 더욱 기뻤죠.”

조군에게 유승민 선수는 특별하다. 전국 단위의 시합이 있을 때 가끔 마주치는 사이지만, 조군에겐 큰 힘이 되는 존재다. 조군은 유 선수의 경기를 모니터하며 그를 닮아가려고 노력한다.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조군에게 유 선수는 먼저 꿈을 이룬 롤모델인 셈이다.

조군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같은 팀 친구에게 계속 져 탁구를 그만 두고 싶었어요.? 경기에 대한 승부욕이 유독 강했던 조군에게 연패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금메달을 향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탁구채를 내려놓는 대신 연습 강도를 높였다. 다른 친구들이 휴식을 취할 때 조군은 혼자 체육관을 찾았다. 슬럼프가 오히려 그를 단단하게 단련시킨 셈이다.조군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까지 열심히 할 거예요. 기대하세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사진설명] 국가대표 상비군 소속 조승민군은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형을 닮고 싶다”며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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