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고용 시장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20대 여성 고용률은 59.2%로 또래 남성 고용률(58.5%)을 0.7%포인트 앞섰다. 올 1분기에도 20대 여성 고용률(57.5%)이 남성을 0.2%포인트 추월한 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여성이 우위를 점한 것이다. 고용률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선 연령대는 10대(15~19세)와 20대뿐이었다.
20대 고용 시장에서 여성이 우위를 보이기 시작한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08년 1분기에 처음으로 여성 고용률(59.3%)이 남성을 0.1%포인트 앞질렀다. 이후 남녀 고용률이 엎치락뒤치락하다 올 들어 여성이 우위를 굳혀가는 분위기다. 1980년대만 해도 20대 남성 고용률은 80%대, 20대 여성은 절반 수준인 40%대였다.
이런 20대 여풍(女風)은 여성의 교육 수준이 올라가면서 채용 시장 곳곳에서 금녀(禁女)의 벽이 허물어진 덕분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사법·행정·외무고시 등 국가 고시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는가 하면 화학·정유·조선·중공업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이나 국방 분야까지 여성이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규임용 검사 117명 가운데 여성은 절반 가까운 54명(46.2%)이었다.
여성의 취업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남성은 직장을 구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은 비교적 유연하게 눈높이를 조절한다”며 “여기에다 높은 교육 수준과 적극적인 자세 등이 더해져 여성의 고용률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