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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터보 차’ … 차체 보강과 소음 방지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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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올 들어 터보(Turbo) 엔진을 장착한 국산차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L 직분사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쏘나타 터보 GDi와 K5 터보 GDi를 11일 출시했다. 기아차는 올 3월 2011년형 스포티지R을 내놓으며 2.0L 터보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터보 엔진은 신기술이 아니다. 1905년 스위스 엔지니어인 알프레드 뷔히가 개발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에서 고출력을 요구하는 전투기 엔진에 주로 장착했다. 승용차 엔진에 터보차저가 달린 것은 60년대다. 당시 미국에서는 자동차 제조사마다 고출력 경쟁이 붙었다. 제너럴모터스(GM)는 62년 올즈모빌 커틀라스와 쉐보레 코베어에 터보차저를 처음 붙였다. 70년대는 유럽에서도 터보 엔진이 인기를 끈다. 터보 엔진 차량의 상징으로 꼽히는 포르셰 911 터보도 74년 첫선을 보인다. 현대차도 이미 90년대부터 터보 엔진 모델을 내놓았다. 91년 출시한 스쿠프 터보다. 하지만 진동이 심하고 시끄러운 데다 엔진 내구성에 문제가 생겨 단종됐다.

 이런 실패를 딛고 새롭게 터보 엔진에 도전한 현대·기아차는 2.0L 터보 엔진이 3.0L 자연흡기 엔진 못지않은 출력과 정숙성을 겸비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력 성능만 높인다고 저절로 고성능 차량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고출력 터보 엔진을 잇따라 장착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차체 보강과 소음 방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장진택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현대·기아차의 엔진 성능은 세계 수준이지만 고출력 터보 엔진 장착과 함께 개선돼야 할 차체 보강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터보 엔진에 맞게 차를 개선하려면 개발비가 많이 들어 서스펜션 강도를 높이고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를 다는 식으로 일부 보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불만이다. 현대차는 쏘나타 2.0L 터보 가격을 2850만~2960만원으로 책정했다. 2.4L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던 쏘나타 F24의 가격인 2888만~3000만원과 비슷하다. 2.4L 엔진의 경우 배기량이 2000㏄를 초과해 개별소비세율 10%가 적용된다. 2.0L 터보 엔진의 배기량은 1998㏄로 개별소비세율은 5%다. 5%포인트의 개별소비세율 차이를 감안하면 쏘나타 2.0 터보는 쏘나타 F24보다 150만원 정도 비싼 셈이다.

강병철 기자

◆터보 엔진=공기 압축장치인 터보차저가 달려 있다. 터보차저는 공기를 압축시켜 엔진 속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연료가 높은 효율로 연소된다. 연소가 잘되면 엔진은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다. 디젤 엔진에 광범위하게 사용됐지만 요즘 가솔린 엔진의 경우 배기량은 적게, 출력은 높이는 다운사이징 경향에 따라 보급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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