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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두 발’에 독일 대표 골키퍼 두 손 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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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손흥민이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마인츠 로이터=뉴시스]


한국의 원더보이 손흥민(19·함부르크)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격침시켰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 코파스아레나에서 열린 리가토탈컵 준결승전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 순간마다 예사롭지 않은 그의 감각이 빛났다.

 손흥민은 전반 7분 데니스 아오고의 프리킥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논스톱으로 오른발 슛,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30분에는 데니스 디크마이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넘어지며 왼발로 밀어 넣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골문을 향해 20m가량 쇄도하면서 공의 궤적을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손흥민의 득점 감각에 독일대표팀 넘버원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도 두 손을 들었다. 그의 선제골이 터지자 현지 중계카메라는 흥분하는 노이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손흥민의 모습을 번갈아 비췄다. 지난 시즌까지 샬케 소속이었던 노이어는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바이에른 뮌헨을 택했다.

 리가토탈컵은 독일 분데스리가 4팀이 참가하는 프리시즌 대회다. 전·후반 30분으로 치러진다. 손흥민은 이날 2골을 더해 프리시즌 7경기에서 17골을 넣었다. 주로 지역 아마추어리그 선발팀이나 하부리그팀을 상대로 치른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뮌헨에서는 아르연 로번, 토마스 뮐러, 프랑크 리베리 등 특급 스타들을 총출동시켰다. 한국의 풋내기에게 2골을 내준 후반 24분 뮌헨 수비수 홀거 바트슈투버는 손흥민의 발목을 향해 태클을 걸어왔다. 다행히 손흥민은 피했지만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 직전까지 갈 만큼 경기 분위기는 실전 같았다.

 손흥민은 여름 휴식기를 알차게 보냈다. 그는 지난 시즌 13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다.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고 자평한 그는 5월 귀국 후 고향 춘천에서 훈련에 매달렸다. 축구 지도자 출신인 아버지 손웅정씨의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다. 39일간 매일 슈팅 500개를 쏘고서야 훈련을 끝냈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조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 때 손흥민의 모습은 마치 놀이공원에 온 소년 같았다. 항상 들떠 있었다. 지금은 프로의식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적극성이 좋아졌고 슈팅에 대한 자신감도 보인다. 요즘 같은 모습이라면 한·일전(8월 10일)에 소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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