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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료 20~30% 싼 제4 이동통신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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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축이 된 네 번째 이동통신사가 나온다.

 중기중앙회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제4 이동통신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정보기술(IT)분야 중소벤처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출자금은 1000억원 이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회는 중소기업 관련 단체와 900여 개 업종별 협동조합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범중소기업계의 폭넓은 참여를 바탕으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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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회는 다음 달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업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서비스는 내년 말 주요 도시부터 하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앙회가 추진하는 제4 이동통신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넷)를 통한 음성·데이터 통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와이브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4세대 무선통신 네트워크다.

 업계에 따르면 초기 자본금은 1조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대만의 와이브로 서비스 및 장비업체 4곳도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 등을 제공하는 현물 출자 형태를 취할 공산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중앙회는 기존 통신 3사보다 20~30% 저렴한 통신요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복안이다.

 제4 이통이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다. 국내 20여 개 기업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사업 신청을 했지만 자금 조달 계획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 컨소시엄은 방통위의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KMI 대표직을 떠나 중기중앙회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로 한 데다, 제4 이통을 올해 안에 출범시키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제4 이동통신을 현재 몇 군데서 추진 중이니 연말에는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4 이통을 추진하려는 것은 기존의 통신 3사 과점체제로는 통신비 인하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제4 이통이 시장에 진입하면 통신업체 간 경쟁이 활성화돼서 통신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동양종금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국내 통신 보급률은 이미 102%에 이른다”며 “통신요금은 싸게 할 수 있겠지만 단말기 가격을 싸게 하기는 어려워 가격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권재준 인턴기자(한국외대 법학과)

제4 이동통신은

● 통신비 기존보다 20~30% 저렴

● 와이브로 통신망 활용

● 국내외 중소 기업들이 주요 주주

● 내년 말 주요 도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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