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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15년 만에 고졸 공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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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강만수 회장

산업은행이 하반기부터 신입행원 3분의 2를 고등학교 및 지방대 졸업자로 뽑기로 했다.

산은은 1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150명 규모의 하반기 공개채용 때 특성화고 등 고교 졸업자와 지방대 출신을 50명씩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50여 명은 대졸 공채로 선발한다. 김영기 산은 수석부행장은 “이번 채용정책 개편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한편 학력·연공이 아닌 성과·능력 중심의 열린 인사를 통해 조직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산은 임직원 2540명 중 고졸자와 지방대 졸업자 비율은 각각 18.5%와 16.9%에 불과하다. 고졸 채용이 1997년 이후 중단되고 지방대 채용도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산은은 1997년 고졸자와 대졸자의 지원을 함께 받아 신입행원을 선발하는 통합공채를 시작했다. 이는 고졸자가 단 한 명도 채용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지부진한 지방대 졸업자 채용을 늘리기 위해 2004년 지방인재우대제도를 도입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최근 7년간 산은에 합격한 지방대 졸업자는 70명으로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안 된다.

 산은은 지방대 출신자를 지방점포에 장기근무하게 해 지역전문가로 양성하고, 장기적으로 이들의 채용 비율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이날 “채용정책 변화로 일석삼조(一石三鳥)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가적인 성장동력 확충, 취업·학업을 병행하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 민영화에 대비한 수신기반 확보다. 강 회장은 “고졸 출신을 많이 뽑으면 경제활동연령이 낮아져 그만큼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다”며 “이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면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울 인력을 뽑아서 지방에 보내면 사표를 내거나 서울로 복귀할 생각만 하게 마련”이라며 “현지 인력을 뽑으면 대출심사 같은 업무는 다른 지역 출신보다 훨씬 잘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산업은행의 수신도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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